IT주 3强 3色행보 "남의 짝을 뺏어라"
삼성전자는 바닥을 다졌고, SK하이닉스는 수성에 나섰다. LG전자는 본격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선방’으로 마무리한 ‘3강(强) 정보기술(IT)주’의 올해 주가 행보를 요약한 것이다. 올 들어 이들 IT주 3강 업체는 매수주체별로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3社3色 IT주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IT 3강’ 업체는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1.31% 하락한 13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3.66% 떨어졌고, LG전자는 1.42% 하락했다.

이날 세 업체가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올해 주가 흐름은 다소 차이가 난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회복기조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지난 27일에는 작년 6월 이후 7개월 만에 14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연초 롤러코스터를 탄 뒤 ‘수성’ 국면이다. 지난 9일 장중 5만1400원까지 올랐다 26일 한때 4만7000원까지 고점 대비 8.56%나 빠졌지만 최근 5거래일 중 4일간 상승하며 회복세다. 주가도 4만8000~4만9000원대에 주로 머물고 있다. 작년 말 5만8000원대까지 하락했던 LG전자는 올 들어 꾸준히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대형 IT주들은 큰 부침을 겪었다. 삼성전자는 지배구조 개편 기대로 상반기엔 상승폭을 키웠지만 하반기엔 실적 우려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10월엔 6월 연간 고점(147만원) 대비 26.3%까지 떨어졌다. 100만원 선마저 위협받던 주가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세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월 연초 대비 40%까지 뛰며 5만원 고지도 밟았지만 10월 중순 이후 현재까지 4만원대 중반에서 갇혀 있다. 스마트폰 판매 증가 기대로 작년 8월 초 8만원대 진입을 코앞에 뒀던 LG전자는 이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29일 발표한 LG전자 실적 발표에서 작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늘어난 15조2721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4% 늘어난 2751억원을 올렸다.

◆매수주체별 다른 취향

IT 3강 업체들이 작년 4분기에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올해 전망도 ‘선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 예상치는 19조3325억원, 영업이익은 5조8671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12.89%, 14.83% 증가한 규모다. LG전자의 영업이익도 2조26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82%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규모는 23조6419억원으로 5%가량 감소할 전망이지만 매출은 2.7% 증가한 211조778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순매수 주체별로 움직임은 엇갈린다. 올 들어 외국인은 LG전자(557억원)를 순매수 중이고 개인은 SK하이닉스(1596억원)를 사들였다. 기관은 삼성전자(3648억원) 순매수에 집중했다. 상대적으로 실적 안정성이 높은 SK하이닉스엔 개인 수요가 몰렸고, 외국인은 LG전자 부활의 불씨가 된 스마트폰의 틈새 전략에 주목했다는 설명이다. 기관은 삼성전자의 배당 확대와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실적 충격에서 회복되는 과정이지만 기관투자가들의 삼성전자 편입 비중은 아직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