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500억 빨아들인 배당株펀드·ETF
배당주펀드의 인기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상장사에 대한 배당확대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는 데다 배당형 상장지수펀드(ETF) 등 신상품도 쏟아지고 있어서다.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도 배당주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배당주 상품’에 대한 수요는 계속 커질 전망이다.

◆배당주ETF 수익률 고공행진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28일까지 공모형 배당주펀드에 1102억원이 순유입됐다. 배당주 ETF 8종에도 같은 기간 약 400억원이 들어왔다. 국내 액티브형 주식형펀드에서 같은 기간 1504억원이 순유출된 점과 대비된다.

배당주펀드의 수익률도 돋보인다. 일반 공모형 배당주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높은 평균 2.63%로 기록됐다. 배당주펀드의 간판격인 신영밸류고배당은 올해 3.08%(A클래스 기준)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에만 449억원 상당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배당주 ETF 8종 중 5종의 수익률도 코스피지수 상승률(2.4%)을 웃돌고 있다.

◆상장사들 “배당 확대하겠다”

배당주펀드의 인기는 상장사들이 올해 배당을 확대할 것이란 기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기업소득환류세제 정책 등 배당확대 유도 정책이 올해부터 본격 적용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상장사를 대상으로 배당 확대를 거세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사들이 작년 말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큰 종목에 투자하는 ETF를 내놓은 것도 ‘배당형 상품’이 인기를 끄는 원인 중 하나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장기간 배당을 해왔고 향후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은 종목 50곳에 집중 투자하는 ‘배당성장 ETF’를 작년 12월 일제히 출시했다. 이들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42~6.25%다.

이창헌 미래에셋운용 ETF팀장은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배당을 많이 한 종목보다 배당을 늘릴 만한 종목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도 배당주펀드 투자

전문가들은 국내 연기금이 올해부터 펀드를 통해 배당주에 본격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주 투자 수요가 늘면 배당이익뿐만 아니라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3일 베어링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4곳을 배당주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했다. 투자 규모는 총 1600억원이다. 운용사당 400억원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투자 성과를 지켜보고 추가 자금 투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연금도 상반기 중에 배당주펀드 투자를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운용사 역시 신규 배당주펀드를 준비 중이다. KB운용은 코스피 배당성장지수 등락률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인덱스펀드를 다음달 내놓기로 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