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부품주의 주가가 실적 개선 기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퀀텀닷(양자점) TV와 LG전자의 OLED TV가 올초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선보인 후부터다. 각사의 계열 부품사인 삼성SDILG디스플레이 주가는 올 들어 나란히 올랐고 최고가를 경신한 중소형 TV 부품사도 등장했다.
퀀텀닷 vs OLED…TV 싸움에 신난 부품株
○‘사자’ 이어진 LG디스플레이

28일 삼성SDI는 전날보다 0.78% 오른 12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올 들어 삼성SDI 주가는 10.77% 올랐다. 기관이 지난 19일부터 8거래일 연속 삼성SDI를 순매수하며 수급을 뒷받침해준 게 주요 동력이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이날 하락 마감했지만 한때 3만7150원까지 오르며 장중 기준으로 1년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회사의 올해 상승률은 7.13%다. 이달 외국인은 2거래일을 제외하고 LG디스플레이를 127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2위 종목으로 꼽혔다.

중소형 TV 부품주도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전자에 TV 관련 전자 재료를 납품하고 있는 한솔케미칼은 이날 4.62% 오른 4만9800원으로 마감했다. 사상 최고가다. TV용 필름 생산업체인 미래나노텍은 지난 6일부터 기관의 연속 순매수가 이어지며 올 들어 13.51%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선 퀀텀닷 TV와 OLED TV 중 어느 쪽이 승자가 될지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퀀텀닷 TV는 OLED TV에 비해 경제성이 뛰어나지만 OLED TV의 경우 해상도 등 기술력 면에서 앞선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만 어느 쪽이 시장의 선택을 받든 부품주들이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퀀텀닷 TV는 기술 장벽이 낮지만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을 감안할 때 단기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프리미엄 TV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장기적으로 OLED TV 쪽으로 시장의 중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영업이익 급증할 것”

올해 TV 부품주들의 실적 전망은 밝은 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매출 26조4555억원, 영업이익 1조3752억원을 내며 2008년(영업이익 1조7360억원) 이후 6년 만에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고 이날 발표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평균 1조784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보다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삼성SDI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 평균은 작년보다 3.4배 증가한 3119억원이 될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은 올해 삼성SDI 영업이익의 약 64%가 퀀텀닷 TV의 주요 부품인 편광필름 등 전자재료 부문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다른 악재가 튀어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올해 실적 전망이 밝은 게 사실이지만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