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28일 오후 4시50분

[마켓인사이트] 국민연금, 뉴욕 2兆 빌딩 공동인수
국민연금이 2조원 규모의 크레디트스위스(CS) 미국 본사 건물(사진)을 글로벌 투자기관들과 공동으로 인수한다. 국민연금이 가장 많은 4000억원을 투자한다. 국민연금의 역대 미국 부동산 투자액 중 최대 규모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포함한 인수단은 최근 메트로폴리탄 라이프 노스 빌딩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총 인수 금액은 2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펀드를 조성해 1조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대출로 조달한다. 국민연금은 전체 지분의 40%가량을 투자해 최대 출자자가 된다.

빌딩의 정식 명칭은 메트로폴리탄 라이프 노스 빌딩이지만 일레븐 매디슨 빌딩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총 30층 건물로 CS 미국 본사가 입주해있다. 1층에는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일레븐 매디슨 파크가 들어서 있다. 1929년 당시 세계 최고층인 100층 높이로 설계돼 공사에 들어갔지만 세계 대공황 때문에 30층 높이로 축소해 완공됐다.

맨해튼 중부의 랜드마크 건물로, 독특한 디자인과 역사적 가치를 지닌 미국 국가 지정 역사 건축물(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이다.

이번 투자 금액은 국민연금의 글로벌 부동산 투자 건 중 2009년 1조5000억원가량을 투입한 영국 HSBC타워 인수 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현재 보유 중인 부동산만 따지면 가장 크다.

국민연금이 이같이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미국 경기 호황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CS, 일레븐 매디슨 파크 등 장기 우량 임차인이 입주해있는 점도 투자를 이끈 요인이다.

또 맨해튼에 위치한 햄슬리 빌딩 매각을 추진하면서 이 금액을 재투자하는 성격도 짙다. 국민연금은 상반기 중 햄슬리 빌딩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2011년 6월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인베스코와 공동으로 이 빌딩을 매입했다. 국민연금 지분율은 49%로 알려졌다. 빌딩의 현재 시세는 11억달러(약 1조1000억원) 이상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