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고용절벽' 온다] 올해 대기업 취업문 더 좁아져
대기업 열 곳 중 세 곳은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줄이거나 아예 뽑지 않을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대졸 구직자들이 올해 대기업 취업 문턱을 넘기가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공동으로 ‘500대 기업(매출액 기준) 채용계획’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500대 대기업 가운데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305개사가 응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기업 중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확정한 곳은 180개사였으며 125개사는 채용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지 못했다.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 가운데 151개사는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반면, 29개사는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채용 규모와 관련해서는 180개사 가운데 56개사(31.1%)가 ‘작년보다 채용 인원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채용 인원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33개사(18.3%)에 그쳤으며 91개사(50.6%)는 작년과 비슷한 인원을 뽑겠다고 응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마다 편차가 있지만 경제 여건이 불확실한 데다 60세 정년연장,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이 기업들의 신규채용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채용계획을 확정한 180개사의 기업당 평균 채용 인원은 126.9명으로 지난해 평균 채용 인원(129.9명)보다 2.3% 감소했다. 전체 신규채용 인원 규모(180개사 합계)도 지난해 2만3385명에서 올해 2만2844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금융, 건설, 유통·물류 등이 작년보다 채용 인원을 늘릴 계획인 가운데 대다수 업종에선 채용 인원을 크게 줄일 전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 중 채용계획을 확정한 10개사는 작년보다 5.5% 줄어든 8780명을 뽑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31~100대 기업 중 채용계획이 있다고 밝힌 28개사도 작년보다 0.3% 채용 인원을 줄일 것으로 조사됐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과거 산업화시대에 도입된 노동 관련 법·제도를 경제환경 변화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며 “노동 유연성을 확대하는 등 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