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27일 출범시킨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수소연료전지차 연관 산업 육성에 나선다. 이날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열린 센터 개소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등 자동차산업 관계자 130여명이 참석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수소는 오염물질 배출이 없고 생산이 용이한 차세대 에너지로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일자리 창출, 에너지 안보, 신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분야다.

광주 혁신센터는 수소경제 구현을 위해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창업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소연료전지 분야 창업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한 150억원 규모의 수소펀드를 운영한다.

또한 수소연료전지 관련 아이디어 공모전과 전문가 멘토링 및 컨설팅을 통한 창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산·학·연 협동으로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연료전지 분리막 개발(코멤텍) △연료전지용 가스켓 소재 개발(전남대, 금호폴리켐) △수소안전 저장·이송 기술개발(하이리움) △수소연료전지차 V2G(Vehicle to Grid: 친환경차 충전 전력 외부 송전 기술)용 인버터(직류전력을 교류전력으로 변환하는 장치) 개발(시그넷시스템) 등 산·학·연 공동 기술개발 프로젝트가 실시된다.

광주 혁신센터는 비즈니스 모델 분석과 검증을 담당할 융합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전문인력 양성과 저변 확대를 위한 지원에도 나선다. 융합스테이션은 압축천연가스(CNG), 액화석유가스(LPG)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통해 수소, 전기 등의 에너지를 만들어 판매, 저장, 분산발전 할 수 있는 충전소다.

또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저변 확대를 위해 지역 대학의 수소연료전지 관련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한다. 다양한 교육 및 실무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해 전문 인력을 양성,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광주 혁신센터와의 수소연료 사업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광주는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에 필요한 전방산업, 연구 및 산업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곳"이라며 "세계 최초 수소차 양산에 성공한 현대차의 기술력과 수소 충전소 1기와 수소연료전지차 5대를 운용 중인 광주시의 정책 의지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3대 부생수소 생산기지는 광주에서 멀지 않은 여수산단에 있고, 광주과기원·전남대·자동차부품연구원·그린카부품산업진흥재단 등의 연구 시설도 갖춰져 있다. 연료전지(40여개), 모터(20여개), 배터리(10여개), 인버터(10여개) 등 수소연료전지 분야 관련 기업도 80여곳에 이른다.

자동차산업 전문가인 유지수 국민대 총장은 "수소연료는 자가발전이기 때문에 발전소 건설 등의 부담이 없는 연료"라며 "이 때문에 전기차 대신 수소차를 미래 친환경차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총장은 수소연료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일본 내 34개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등의 지원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보다 늦게 수소차 개발에 뛰어든 도요타가 앞서 나가고 있다"며 "우리나라 정부도 현대차가 수소차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광주 혁신센터는 자동차 분야 창업 생태계 조성, 수소연료전지차 연관산업 육성, 서민주도형 창조경제 모델 제시 등을 위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국내외 기술, 특허, 표준규격, 동향 등 자동차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자동차 정보검색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 현대·기아차는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 관련 1000여건의 미공개 특허를 공개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