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금리 낮추는 증권사들, 대출금리는 언제쯤?
증권사들이 또다시 수신금리 인하에 나섰다. 시중금리 하락세를 반영한 조치다. 하지만 대출금리 인하엔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일부터 단기 수신상품인 머니마켓랩(MMW)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조정폭은 예치기간별로 0.06~0.09%포인트다. 1개월물은 종전 연 2.05%에서 1.98%로, 2개월물은 연 2.07%에서 1.99%로, 3개월물은 연 2.10%에서 2.02%로 각각 낮췄다. 12개월물은 연 2.15%에서 2.09%로 인하됐다. 상품 수수료(0.05%)를 차감한 뒤 연 수익률로 환산했을 때 기준이다. 특히 연 2.0% 이하의 수익률을 적용하는 MMW 기간물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시중금리 하락에 따라 신규 약정분에 대해서만 인하된 수익률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환매조건부채권(RP) 수시물 금리를 최고 1.4%포인트 낮췄다. 하루만 맡겨도 연 1.80%의 비교적 높은 금리를 일괄 적용하던 RP 수익자유형 상품을 금액별로 세분화한 뒤 연 0.40~1.80%를 적용하고 있다. RP 안전자유형 금리 역시 종전 연 1.7%에서 0.35~1.75%로 변경했다. 최저금액인 100만원 미만을 예치금으로 맡길 경우 연 0.35~0.40%의 낮은 금리만 받는 식이다. RP는 증권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시 매입하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채권이다.

유안타증권은 MMW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를 지난 20일 하향 조정했다. 1~36개월물 금리를 연 1.98~2.18%로 낮췄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수신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정작 대출금리 인하엔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수신상품 금리를 내릴 때는 시장 상황을 실시간 반영하면서 대출금리 인하에 인색한 건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