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株 바닥 다지나…자동차株 바닥 어딘가
저(低)유가 충격으로 올 들어 1년 최저가 수준을 이어가던 조선주들이 이번주 들어 일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27일 대우조선해양은 전날보다 5.56% 오른 1만9950원으로 장을 마치며 2거래일 연속으로 올랐다. 유가에 민감한 해양플랜트 매출 비중이 높은 다른 조선사들과 달리 대우조선해양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주력이라 업종 중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목으로 꼽혀왔다.

조선株 바닥 다지나…자동차株 바닥 어딘가
지난 16일 일제히 1년 최저가를 기록했던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이틀 연속 상승세를 탔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전날보다 2.42% 오른 10만6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1년 최저가 대비 11.57% 반등했다. 현대미포조선도 1년 최저가보다 9.06% 높은 7만1000원으로 이날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조선업종 주가가 바닥 다지기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유가가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안도감이 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주가 하락으로 가격 매력이 생긴 만큼 저가 매수 시점이라는 분석이 많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초 주요 조선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3배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대우조선해양(0.73배)을 제외하고는 0.4~0.6배까지 밀렸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으로 해양플랜트 수주가 줄어드는 대신 수익성이 더 좋은 원유운반선(탱커) 수주 가능성은 높아졌다”며 “바닥을 다지는 단계”라고 했다.

다만 큰 폭의 상승은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세가 진정되고 충당금 반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긴 했지만 조선주 주가가 PBR 1배 수준을 회복하려면 수주량 증가가 필요하다”며 “유가가 60달러를 넘겨 해양플랜트 수주 회복세를 보이기 전까지는 박스권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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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株 바닥 다지나…자동차株 바닥 어딘가
자동차주가 연일 하락하며 ‘바닥’을 못 찾고 있다. 부진한 실적 탓에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순매도하고 있어서다. 당분간 주가상승 요인(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아차는 27일 2.26% 떨어진 4만5400원에 마감했다. 2010년 10월29일(4만4900원) 이후 최저가다. 최근 5거래일 동안 연속 하락하며 9.74% 떨어졌다. 이 기간 기관은 2138억원, 외국인은 111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현대차도 최근 5거래일 중 4거래일 하락하며 주가는 16만4000원까지 내려왔다.

조선株 바닥 다지나…자동차株 바닥 어딘가
부진한 실적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기아차가 지난 23일 발표한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5006억원이다. 증권사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인 6710억원보다 25.4% 낮다. 현대차도 2013년 4분기보다 7.6% 떨어진 1조8800억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유로화 대비 루블화 가치가 4분기에 약 20% 절하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러시아법인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도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다. 루블화 약세가 2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는 까닭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유로화 가치까지 하락하고 있다. 루블화와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 원화로 환산한 영업이익이 적어진다.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기아차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현재 2조7829억원으로 1주일 새 9.74% 낮아졌다. 현대차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같은 기간 7조8350억원에서 7조7994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에 대해 “루블화 약세 때문에 실적 예측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로 낮지만 수급 여건이나 실적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고운/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