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서 아이스크림 팔아 '대박'…팔 곳 없을 땐 역발상으로 뚫어라
“스키장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자는 얘기를 처음 꺼냈을 때 주변에서 미쳤다고 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까 너무 잘 팔립니다.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팔 곳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럴 때는 역발상을 해보세요.”

계난경 동학식품 사장(사진 오른쪽)은 중소기업이 판로를 개척하려면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 아이디어를 갖고 과감하게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 사장은 구슬아이스크림 미니멜츠를 제조·판매하는 동학식품 대표를 맡은 2009년 60억원이었던 매출을 5년 만에 165억원(지난해)으로 끌어 올렸다. 스키장 등 기존에는 생각하기 힘들었던 곳에서 판로를 개척한 게 밑거름이 됐다.

계 사장과 1 대 1 상담을 한 정해나 대표는 ‘과하주’라는 전통주를 만드는 혜윰을 운영하고 있다. 두 사람은 판로 개척과 식품기업의 리스크 관리에 대해 주로 얘기했다.

○“SNS도 마케팅에 도움”

스키장서 아이스크림 팔아 '대박'…팔 곳 없을 땐 역발상으로 뚫어라
정 대표의 고민은 제품 판매와 마케팅이었다. 그가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한 전통주는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온라인 판매가 잘 안됐고 새로운 유통망 발굴도 어려웠다.

계 사장은 “기존에 생각했던 판로 이외에 새로운 곳을 발굴하라”고 조언했다. 스키장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아 ‘대박’을 낸 계 사장은 “그 이후 학교로 판로를 더 늘려 사세를 키웠다”고 강조했다. “영화관이나 테마파크 등 놀이시설에서 구슬아이스크림이 주로 팔린다는 고정 관념을 과감하게 깨니 매출이 껑충 뛰었다”는 얘기다.

계 사장은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잘 활용해보라”고 말했다. 지난해 홍콩 식품전시회에 처음 참여해 준비한 물량이 동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는데, 그 이면에는 현지 20대 여성 셋이 주도한 SNS 마케팅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동학식품은 홍콩을 포함한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시장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대표가 “전통주는 막걸리나 소주에 비해 가격이 비싸 대중적으로 팔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자 계 사장은 “그렇다고 가격을 쉽게 낮추지는 말라”고 조언했다. 이어 “타깃 고객이 20~30대 젊은 소비자라면 홍대나 강남역 등에서 시음행사를 자주 열어 일단 많이 알려야 한다”며 “전통주를 찾는 사람이라면 가격 1000원, 2000원에 휘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포장에 더 신경 쓰는 등 고급화 전략으로 가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인증 등으로 공신력 키워야”

계 사장은 “식품 기업은 리스크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조 공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간다든지, 블랙컨슈머가 회사를 괴롭힌다든지 하는 위험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제조 공정부터 여러 단계의 공신력 있는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학식품은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인 ‘HACCP’ 마크를 받기 위해 2009년 공장을 새로 지었고, 최근에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가공돼 무슬림이 먹을 수 있다는 표시인 ‘할랄 인증’도 받았다.

정 대표는 “지금은 양조장을 빌려 전통주를 만들고 있는데 자체 양조장을 곧 지을 예정”이라며 “전통주 인증 이외에 어떤 인증이 있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동의했다.

조직 관리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정 대표가 “4명이 동업해 배가 산으로 갈 때가 많다”고 말하자 계 사장은 “대표를 비롯해 동업자 각자가 확실하게 역할을 분담하고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래된 분들은 직급이 올라가도 그동안 해오던 자기 일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을 임원으로 승진시키고 기존 일에서 떼어놨더니 오히려 밖으로 나가 시장을 개척해 회사에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권한을 아래에 위임하고 자신은 전체적인 총괄 책임을 지는 게 진정한 경영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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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