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국제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회사 측은 유가 하락으로 석유화학 제품가격도 함께 떨어진 것을 감안해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낮춰 잡았다.
유가 급락에 고전하는 LG화학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매출 5조3723억원, 영업이익 2316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와 26.8% 감소한 것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가 40% 급락하면서 나프타 등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20~30% 이상 떨어진 데다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 진행된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정기보수로 생산이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조5778억원과 1조3108억원이었다. 2013년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24.8% 감소한 것이다. 매출은 2년 연속, 영업이익은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사업부문별로는 외형의 76%를 차지하는 석유화학부문이 매출 17조2645억원과 영업이익 1조117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와 16.1% 줄었다. 정보전자소재 부문은 매출 2조8074억원과 영업이익 1581억원으로 11.3%와 58.3% 감소했다.

전지부문이 유일하게 매출 2조8526억원, 영업이익 6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와 100.9% 증가했다.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0.4% 낮은 22조4800억원으로 잡았다.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쉽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수익성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조석제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석유화학부문 매출은 다소 감소할 수 있으나 제품 가격 하락세가 주춤해져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은 투자는 과감히 늘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13.3% 많은 1조7900억원을 책정했다. 석유화학부문에서 고흡수성수지(SAP)와 아크릴산을 각각 8만t과 16만t 증설하는 것을 비롯해 중국 자동차전지 공장 신설, 폴리머전지 증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조명 등에 투자해 신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조 사장은 “꼭 필요한 부문에 대해서는 과감히 투자해 나갈 것”이라며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로 중장기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