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회원권시장 '新年효과'…'김영란法'이 찬물 끼얹을까
골프 회원권 시장이 연초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경기 침체와 골프장 입회금 반환, 공무원 골프 금지 분위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국회 통과 여부 등 누적된 악재에도 불구하고 ‘신년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23일 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1억5000만원 미만의 중저가 회원권부터 값이 오르기 시작해 이달에는 고가 회원권(1억5000만~3억5000만원)으로 오름세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초고가 회원권(3억5000만원 초과)까지 꿈틀대는 추세다.

◆법인 매수 늘며 매물 사라져

회원권 가격 상승의 주역은 개인보다는 법인의 매수세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는 “매수 시기를 미뤄오던 법인들이 최근 움직인 데다 봄 시즌을 대비하려는 개인 매수세까지 가세하면서 매물 기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접근성이 뛰어난 중가 회원권은 대부분 올랐으며 고가 회원권 가격 상승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고가 회원권 가운데 지산CC가 이달 초 1억7500만원에서 이날 현재 1억7800만원으로 300만원, 화산CC가 2억3800만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200만원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고가 회원권은 지난해 평균 7.32% 떨어지며 중가(5000만~1억5000만원)의 3.7%, 저가(5000만원 이하)의 3.61%보다 하락폭이 컸다.

초고가 회원권 가운데 남부CC는 8억3000만원에서 8억4000만원으로 1000만원 상승했다. 7억5000만원짜리 가평베네스트GC는 정체가 계속되고 있으나 매물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삼성그룹 인수로 국내 골프장 가운데 최고의 상승률(48.1%)을 보인 레이크사이드CC와 이스트밸리CC, 렉스필드CC도 법인들의 매수 주문이 꾸준하다.

◆회원권도 강남지역이 강세

골프장 회원권도 부동산처럼 강북보다는 강남지역의 상승세가 더 뚜렷하다. 중가 회원권 가운데 경기 성남의 남서울CC가 연초 1억1000만원에서 1억1250만원으로 250만원, 용인의 88CC는 1억900만원에서 1억1200만원으로 300만원, 한성CC는 6100만원에서 6300만원으로 200만원, 태광CC는 5800만원 5950만원으로 150만원 올랐다. 화성의 발리오스CC는 7600만원에서 7900만원으로 300만원, 광주 강남300CC는 830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200만원 상승했다.

반면 강북지역에 있는 서서울, 포천아도니스, 서원밸리, 양주CC 등은 보합세를 보이며 주춤한 상태다.

저가대에서도 용인권의 리베라CC가 3800만원에서 3900만원으로, 플라자용인CC는 3700만원에서 3800만원, 한원CC는 2850만원에서 2950만원으로 나란히 100만원씩 오르며 상승 기조를 보였으나 강북권의 필로스, 몽베르CC는 거래 부진이 이어졌다.

◆‘김영란법’ 통과 여부가 관건

회원권 시장의 1월 상승 분위기는 김영란법의 국회 통과 여부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김영란법이 통과되면 ‘접대 골프’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회원제 골프장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권 보유자 대부분이 접대 골프 용도로 회원권을 갖고 있어 김영란법의 영향을 받으면 회원권값은 20~30% 더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입회금 반환 사태의 후폭풍이 여전히 남은 상황에서 김영란법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회원제 골프장 산업의 기반이 와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회원권 시장의 ‘신년 효과’ 지속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골프 회원권시장 '新年효과'…'김영란法'이 찬물 끼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