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21일 오후 4시45분

대한항공이 항공기 44대를 매각해 차입금 상환에 쓰기로 했다. 2조원에 육박하는 에쓰오일 지분 매각과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추진에 이은 조치로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항공기 12대를 시작으로 내년 18대, 2017년 14대를 매각해 차입금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항공기 매각을 통해 1조원 안팎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이 2013년 12월 재무구조 개선안을 내놓으며 밝힌 매각 계획의 네 배에 달하는 규모다.

대한항공은 당시 700%를 웃돌던 부채비율을 2015년까지 400%로 낮추겠다며 항공기 매각 등을 담은 재무구조개선 계획을 내놨다. 에쓰오일 지분매각(2조2000억원)과 B747-40 등 노후 항공기 13대 매각(2500억원), 인천 율도 비축유기지를 비롯한 부동산 매각(1조400억원) 등을 통해 모두 3조49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금융시장이 경색되고 한진해운의 자금 사정이 악화된 데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지난해 오히려 상승했다. 에쓰오일 지분 매각이 지연되고 항공기와 부동산 매각도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다. 항공기의 경우 지난해 3대를 매각, 800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고 부동산 매각도 원활하지 않았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809.13%로 올랐고 차입금 의존도도 2012년 66.19%에서 2013년 66.84%, 2014년 3분기 68.22%로 상승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9일 자회사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 28.4%를 사우디 아람코에 1조9829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오는 3월에는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새로 밝힌 항공기 매각 계획에 따라 추가 자금 조달이 가능할 전망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