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메신저…이제는 모바일 플랫폼 경쟁…네이버·다음카카오, 모바일에서 '3차 大戰'
네이버가 없어질 수 있다는 각오로 뛰어야 한다. PC 시대에는 경쟁 끝에 1등이 됐고 이를 지키는 게임을 해왔다면, 모바일 시대는 꼴찌에서 올라가는 싸움이다. 모바일에서 네이버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말 워크숍에서 임직원들에게 이렇게 강조했다. 네이버가 과거 PC 중심의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1위 자리에 올랐지만 모바일 중심으로 급격히 바뀌는 지금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있다는 경고다. 이후 네이버는 조직을 대폭 개편하고 모바일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뿐만이 아니다. 다음카카오도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검색 포털 다음의 콘텐츠를 모바일에 최적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도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모바일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모바일’에 초점 맞춘 네이버

네이버는 최근 모바일 통합 검색 기능을 확대 개편한 데 이어 모바일 증권 서비스도 개선했다. 네이버 모바일 검색은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검색 품질을 높인 게 특징이다. 검색 5대 원칙인 ‘짐작할 수 있게’ ‘읽기 쉽게’ ‘기능 중심으로’ ‘수학적으로’ ‘경험이 이어지게’라는 목표에 맞춰 서비스를 개편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용자가 더 쉽게 검색 결과를 살펴볼 수 있도록 디자인도 확 바꿨다.

네이버는 모바일 증권 서비스도 업그레이드했다. 사용자들이 최근 본 종목과 관심 종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마이(MY) 메뉴’를 전체 페이지의 최상단에 배치해 관심 종목 페이지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인 라인주식회사가 운영하는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라인과 연계된 해외 상품 직구(직접구매) 서비스인 ‘라인딜’을 최근 시작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는 모바일 항공권 검색 서비스도 시작했다. 검색 페이지 내에서 항공권 정보를 비교하고 해당 여행사 사이트에서 티켓을 살 수 있는 서비스다.

◆PC 콘텐츠 모바일 최적화

다음카카오는 기존 다음이 보유한 PC 중심 콘텐츠를 모바일에 최적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다음 카페 서비스의 모바일 웹을 개편해 최적화한 사용자경험(UX)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준 다음카카오 카페셀장은 “카페 내 콘텐츠 검색 등 다양한 기능을 적용했다”며 “PC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어느 환경에서든 편리하게 카페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는 작년 12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한 웹툰 서비스 ‘공뷰’도 선보였다. 공뷰는 음성 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웹툰에 결합한 서비스다. 형태에 따라 △인기 성우들이 더빙한 ‘더빙툰’ △작품 속 인물들이 메신저로 채팅하는 내용을 독자가 볼 수 있도록 한 ‘채팅툰’ △독자 사연을 웹툰으로 제작해 주는 ‘썰툰’ 등으로 나뉜다. 공유 버튼을 통해 카카오톡 등으로 자유롭게 콘텐츠를 옮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다음카카오는 지도 서비스와 모바일 콜택시(카카오택시) 등 생활 밀착형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사진·동영상 기반의 모바일 메신저인 ‘쨉(Zap)’을 출시하며 새로운 실험도 하고 있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등 해외 업체들도 한국 시장에서 모바일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LTE 등 초고속 이동통신망이 발달한 국내 시장에서 모바일 콘텐츠는 더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