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교통과장의 약진…3명 한꺼번에 총경 승진
지난 5일 발표된 경찰 총경 인사에서 경정 계급인 일선 경찰서의 교통과장 세 명이 총경으로 승진했다. 최근 3년간 경찰서 교통과장이 총경으로 승진한 사례는 없었다. 승진한 세 명은 지난해 굵직한 행사를 무리없이 치르는 데 이바지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올해 총경으로 승진한 경찰관 86명 가운데 교통보직에서는 6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이 중 서완석 광주청 홍보담당관(전 종로경찰서 교통과장), 김환권 대구청 112상황실장(전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 강복순 대전청 경비교통과장(전 강남경찰서 교통과장) 등 세 명은 최근까지 경찰서에서 교통과장으로 일했다.

그동안 일선 경찰서에서 총경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형사과장 생활안전과장 정보과장 등을 맡는 게 유리했다. 교통과장 자리는 수사과장과 더불어 승진이 어려운 곳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번엔 교통과장들이 약진했다. 이는 강신명 경찰청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일이 많은 곳에 승진 있다’는 강 청장의 인사 원칙이 적용된 상징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강 청장은 취임 직후 ‘연공서열에 따른 평가보다는 업무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원칙 아래 현장에서 역할을 한 사람은 서열이 낮아도 승진으로 보상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원칙이 일선 경찰서 교통과장에게 적용된 것이다. ‘한직’으로 취급받던 교통과장은 최근 들어 점점 중요한 보직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세월호 관련 집회, 영화 어벤져스의 도심 촬영 등 굵직한 행사가 잇따랐다. 일선 경찰서 교통과장의 역할이 중요했다.

큰 행사가 많았던 종로경찰서와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이 총경으로 승진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강남경찰서 교통과장은 어벤져스 촬영 및 월드컵 응원 외에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37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가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완석 홍보담당관은 “최근 3~4년간 교통 분야에 뜻이 있는 우수 인력이 많이 몰리기 시작했다”며 “큰 행사를 치르면서 쌓인 업무 역량이 빛을 발해 승진 기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