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효과’가 올해 골프클럽 가격을 낮췄다. 일본 골프클럽 메이커들은 새해 들어 대부분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으며 최소한 전년도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덩달아 미국 골프클럽 메이커들도 가격 인상을 자제한 채 종전 모델과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골프클럽 '엔低 효과'…"新제품 가격 확 빠졌네!"
◆일본제 클럽, ‘엔저 효과’로 가격 인하

브리지스톤골프는 J715 B3와 B5 드라이버를 지난해 말 출시하면서 이전 모델 ‘투어스테이지 X-DRIVE 709’의 소비자가격(115만원)보다 35만원 싼 80만원에 선보였다. 또 ‘J15CB, J15DF, J15DPF’ 단조 아이언은 이전 모델 ‘투어스테이지 X-BLADE 709’(200만원)보다 20만원 내린 180만원에 판매 중이다.

미즈노도 올해 출시되는 제품 라인업부터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엔저에 따른 소비자 기대 심리에 부응하겠다는 것. 국내에서 인기리에 시판된 ‘베스트셀러’ 아이언인 JPX825 포지드의 후속작 JPX850 포지드 아이언부터 가격을 내릴 전망이다. 이수남 한국미즈노 부장은 “일본에서 클럽을 생산하는 입장에서는 엔저로 인해 클럽 제조에 필요한 자재 및 부자재의 수입 가격이 올랐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엔저 기대 심리에 응하고자 어느 정도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던롭은 지난 13일부터 새롭게 선보인 젝시오 FG의 드라이버 가격을 95만원, 젝시오 프라임 로열 에디션 드라이버를 180만원으로 책정했다. 직전 모델인 젝시오 포지드 드라이버(90만원), 젝시오 프라임 드라이버(180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산도 가격 인상 자제

나이키골프는 올해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였다. 베이퍼(VAPOR) 드라이버 시리즈(베이퍼 플렉스, 베이퍼 프로, 베이퍼 스피드)와 베이퍼 아이언 시리즈(베이퍼 프로, 베이퍼 프로 콤보, 베이퍼 스피드)다. 드라이버의 가격은 45만~55만원, 아이언은 79만~120만원이다. 나이키골프 관계자는 “올해 내놓은 새로운 브랜드를 지난해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가격은 비슷하게 유지했다”고 밝혔다. 나이키골프는 16일부터 판매하는 루나 컨트롤 3(Lunar Control 3) 골프화 가격을 23만9000원으로 정했다. 이전 모델 루나 컨트롤2보다 1000원 싸졌다.

핑 골프가 새롭게 선보인 G30 시리즈(드라이버·소비자가 56만원) 역시 종전 모델과 동일한 가격에 시판 중이다. 코브라푸마도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플라이제트’와 ‘플라이제트 플러스’ 시리즈의 가격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50만원(드라이버 기준)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조만간 X2HOT의 후속 모델을 출시할 캘러웨이도 가격을 지난해 X2HOT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정한 상태다.

◆한국 골퍼 전용 클럽 성공할까

한국 골퍼를 겨냥한 ‘코리안 전용 골프클럽’도 강화되는 추세다. 던롭스포츠코리아는 개발 단계부터 한국 골퍼들의 스윙 스타일과 취향을 면밀히 분석해 2년간의 연구를 거쳐 제작한 코리안 전용 클럽을 출시했다. 지난해 출시한 ‘젝시오8’ 모델보다 좀 더 강한 스펙을 원하는 중상급 골퍼를 위한 ‘젝시오 FG’, 느린 스윙 스피드로 편안하게 골프를 즐기려는 고객층을 겨냥한 ‘젝시오 프라임 로열 에디션(XXIO Prime Royal Edition)’ 등 두 가지 모델을 선보였다.

미즈노는 한국 여성을 타깃으로 한 초경량 모델 ‘라 루즈(La Rouge)’ 시리즈를 다음달 초 선보인다. 근력이 부족한 한국 여성 골퍼를 위해 가벼운 ‘핫메탈’ 소재에다 미즈노의 독자 샤프트인 ‘오로치 샤프트’를 장착했다. 여기에 클럽의 중심 위치를 그립 쪽으로 이동시켜 헤드 스피드를 빠르게 했다고 한다. 라 루즈는 앞으로 한국 여성 골퍼를 위한 전용 브랜드로 개발될 예정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