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VR’을 개발한 무선사업부 남궁주 전략마케팅실 과장(왼쪽부터), 윤용섭 ·이진구 개발실 수석연구원 삼성전자 제공
‘기어VR’을 개발한 무선사업부 남궁주 전략마케팅실 과장(왼쪽부터), 윤용섭 ·이진구 개발실 수석연구원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개발한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VR’은 지난달 초 미국에서 판매 시작과 동시에 품절됐다. 하루 만에 수천대가 팔려 일시적인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소비자들은 시장에 없던 새로운 제품에 열광했다. 이 제품을 개발한 윤용섭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 수석연구원은 “개발 과정에서 시제품만 40개 넘게 제작했다”고 말했다.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설명이다.

기어VR은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를 장착해 3차원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기기다. 이용자가 직접 영상 속 공간에 있는 것 같은 360도 시야각의 가상현실을 보여준다. 1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윤 연구원과 남궁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과장, 이진구 개발실 수석연구원을 만났다. 각각 기어VR의 하드웨어 개발, 상품기획,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았다.

윤 연구원은 “군사 우주 항공에 특화한 고급 가상현실 기술의 첫 대중화란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품의 장점을 묻자 “어디에나 가지고 갈 수 있는 휴대성과 뛰어난 성능”을 꼽았다. 눈은 뇌와 바로 연결돼 있어 잠깐이라도 3차원 영상을 보면 자칫 어지러울 수 있는데 머리를 움직이며 오랜 시간 감상해도 어지럼증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가상현실 헤드셋 업체 오큘러스와 이 제품을 공동 개발했다. 오큘러스는 가상현실, 삼성전자는 모바일 기기에 경쟁력이 있다. 각자의 장점을 융합해 가상현실 모바일 기기를 개발한 것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뛰어난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기반으로 PC에서도 돌리기 힘든 가상현실을 모바일 기기에서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