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우주 화물선 ‘드래건’ 발사 모습.
무인 우주 화물선 ‘드래건’ 발사 모습.
우주로 로켓을 한 번 쏘려면 수백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마저도 모두 일회용이었다.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우주로 보낸 뒤 분리된 로켓들은 바다에 떨어지거나 대기권에 진입하며 불타 없어졌다. 버려지는 로켓을 재활용해 발사 비용을 낮추려는 첫 도전이 아쉽게 실패했다.

미국의 민간 우주업체인 스페이스X는 10일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무인 우주 화물선 ‘드래건’을 우주로 쏘아올렸다. 로켓 발사에는 성공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2200여㎏의 장비와 물품을 안전하게 전달했다. 스페이스X가 ISS에 화물을 보낸 건 벌써 다섯 번째. 그런데 이번에는 발사 후 로켓을 해상 착륙장에 안착시켜 재활용하는 시도에 나서 주목을 받았다.

스페이스X는 우주 화물 수송에 ‘팰컨9’이란 로켓을 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1단 로켓을 상공 80㎞에서 분리시킨 뒤 플로리다에서 320㎞ 떨어진 대서양 위 해상 착륙장에 안착시키는 게 목표였다. 선박 형태의 착륙장은 3380㎡ 정도로 축구장 크기다.

팰컨9의 1단 로켓에는 9개의 엔진이 들어간다. 1단 로켓 분리 후 이 가운데 엔진 3개에 다시 불을 붙여 속도를 줄인 뒤 후진주차하듯 내려오는 방식이다. 시속 4600㎞로 추락하는 로켓의 속도를 착륙 때 시속 7.2㎞까지 줄이는 게 관건이었다.

엘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로켓이 이동식 착륙선박에 내려앉기는 했지만 너무 강하게 떨어져 부서졌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가 로켓 1~2단까지 재활용할 수 있게 되면 발사 비용을 기존의 10분의 1 수준인 500만~700만달러(약 55억~77억원)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