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둘러 싼 3대 논란…교통난 책임 누구?
세계 1위 가구기업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한 지 20일째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케아는 많은 논란과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상당수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1호점인 광명점에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 교통대란이 일어났고, 이케아 매장을 대형마트처럼 월 2회 의무휴업 대상에 넣어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면 논란의 상당 부분은 이케아의 책임이 아니다, 외국 기업을 차별하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케아, 교통난 대책 광명시에 제출

이케아 광명점이 문을 연 지난달 18일 방문객이 한꺼번에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 연합뉴스
이케아 광명점이 문을 연 지난달 18일 방문객이 한꺼번에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 연합뉴스
이케아코리아는 7일 교통난 해소 대책을 경기 광명시에 제출했다. 우선 주차시설을 유료로 전환키로 했다. 지금은 무료로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3시간까지만 무료다. 이후엔 구입 영수증을 제출한 차량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아무것도 사지 않고 3시간을 넘기면 일괄적으로 2만원을 주차요금으로 내야 한다. 추가로 주차공간도 확보했다. 김지훈 이케아코리아 PR매니저는 “인근에 약 1000대를 댈 수 있는 임시주차장을 마련했고 광명역 맞은편에 직원용 주차장으로 쓰던 곳에도 500대를 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문광식 광명시 교통기획팀장은 “초기 개장 효과로 광명시나 이케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몰려 교통혼잡이 발생했다”며 “이케아에 임시사용승인을 내주면서 ‘향후 교통량을 모니터링해 문제가 있으면 이케아가 개선책을 추가로 추진한다’는 조항을 달았기 때문에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 광명점 개장 이후부터 지난 4일까지 광명점 이용객은 57만7000명, 차량은 15만4000대에 달했다.

광명시는 2012년에 경기도심의위원회가 광명시와 함께 교통영향평가를 실시했을 땐 ‘평상시 교통량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했기 때문에 전국에서 몰려드는 현재 소비자의 숫자를 예측하기는 불가능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대형마트 코스트코가 길 건너에서 영업 중이었고 롯데 프리미엄아울렛과 함께 개장한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교통난은 예상 가능한 것이었다는 지적도 많다. 이동기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처음에 상업지구로 허가해줄 때부터 이런 문제를 예상하고 대응책을 마련했어야 한다”며 “교통을 포함한 어떤 종류의 규제건 문제가 생길 때마다 건건이 땜질하듯 대책을 강구하라고 하면 정부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케아가 ‘뭇매’ 자초했나

교통난뿐 아니라 이케아에 대한 차별이 있는지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다른 외자기업과 달리 이케아에 대해서는 높은 관심과 함께 비판적 여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이케아가 국내에 진입한 시기가 경제민주화와 골목상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때여서 논란이 더 커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영업규제 등을 통한 차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아시아중소기업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주 작은 기업엔 관대하더라도 중견기업은 경쟁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가구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도 “이케아 같은 기업을 규제하고 규모가 작은 국내 가구업체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은 영세기업의 경쟁력을 더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케아가 외국계 대기업이든 국내 영세 가구업체가 문을 닫을 지경이든 간에 결국 선택은 소비자들이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비판적 여론의 이면에는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뭇매’를 자초한 측면도 있다. 지난해 12월18일 개점하기 전부터 ‘한국 판매가격이 외국보다 비싸다’, ‘이케아 홈페이지 지도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고 판매 지도 상품에도 일본해로 적혀 있다’, ‘시급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 아니냐’ 등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일부 ‘미끼상품’을 제외하고는 외국 이케아보다 국내 판매가격을 더 높여서 책정한 점 때문에 “한국인이 호갱(호구+고객의 합성어)이냐”는 비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적극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국내 가구업계 타격 받을까

국내 가구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구업계는 소비자들의 이케아에 대한 높은 관심이 결국 국내 가구업계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케아가 스웨덴식 디자인에 대량생산, 조립식 반제품 형태로 운송비용을 최소화해 가격을 낮추는 등 많은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양해채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이케아는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기 때문에 타격을 받는 곳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 아닌 영세기업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가구업계의 ‘가격 거품’이 빠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케아가 과도하게 싸게 파는 게 아니라 국내 가구업계가 그동안 그만큼 가격을 뻥튀기해서 판매해온 것 아니냐”(네티즌 ‘BMJHQ’)는 것. 이런 의견은 네티즌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의 조립하는 가구 문화는 아직 국내 소비자에겐 생소하기 때문에 국내 가구 기업이 타격을 받기보다는 생활소품을 판매하는 자주, 무지 같은 브랜드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이케아를 계기로 가구에 좀 더 관심을 갖고 구매하게 되면 전체 시장이 커지는 긍정적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