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조세 전문 변호사, 국세청의 '무리한 과세' 제동…위축된 기업 활동에 '숨통'
‘선박왕’ ‘완구왕’ ‘구리왕’…. 최근 몇 년 사이 과세당국과 기업인 간 천문학적 규모의 역외 탈세 공방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조세 법률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국세청이 ‘증여세 완전 포괄주의’를 근거로 주식이나 재산 양도 차익 등에도 적극적으로 증여세를 물리면서 갈등도 증가 추세다. 과거 조세 분야는 법률이 어려운 데다 수시로 바뀌어 기피 분야로 알려졌지만 요즘은 조세 전문 변호사들이 업계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조세 전문 변호사는 법원 출신이 많다. 법원 재직 당시부터 조세 관련 분야에 근무하며 이론과 경험을 쌓은 베테랑들이다. 조세 분야 최고 로펌인 법무법인 율촌의 조세그룹을 이끌고 있는 강석훈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9기)가 대표적이다. 그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조세팀장을 지내는 등 탄탄한 이론과 실무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율촌 관계자는 “패소한 사건을 항소심 이후에 뒤집은 사례가 많아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전했다.

조성권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23기)는 최근 벌어진 굵직한 조세 관련 사건에 단골처럼 등장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완구왕’ 박종완 씨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형사 사건을 대리해 해외 조세포탈 부분에 일부 무죄를 받아냈으며 중국산 콩을 두고 벌어진 과세당국과 풀무원 간 공방에서도 사측을 대리해 대법원 승소를 이끌었다. 대법원 조세조 총괄재판연구관, 수원지방법원 조세전담부 부장판사 출신인 그는 법원 재직 당시 금지금 사건 등 중요한 전원합의체 조세 판례를 만드는 데 관여해 법리에 매우 밝다는 평가다.

손병준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25기)도 관세와 국제 조세, 세무조사 등 조세 전 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대법원 조세조 재판연구관, 서울행정법원 판사 등을 거쳐 광장에 합류한 그는 지난해 말 종전에 취득한 주택이 재건축·재개발돼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이를 5년 안에 양도했다면 양도소득세 전액을 면제해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을 만들어냈다.

전오영 화우 변호사(17기)는 LS니꼬동제련의 조세포탈 형사 사건을 대리해 무죄를 받아냈으며, 이화여대의 고유목적사업준비금과 관련해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판결을 이끌기도 했다. 화우 관계자는 “인수합병(M&A)과 해외 투자 등 대형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조세 문제에 대한 자문 능력이 뛰어나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변희찬 세종 변호사(16기)는 코레일의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무산과 관련한 9000억원대 법인세 환급 소송, 하이마트 주식 증여와 관련한 조세 형사 사건을 대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소람/배석준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