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서울 출생 △2007년 아프리카TV 방송활동 시작 △2012년 아프리카TV 방송대상 일반부문 대상 △2013년 제1회 유튜브 뮤직 어워드 출연 △2013년 CJ E&M과 계약, ‘in,me’ 앱 출시△2013년 아프리카TV 방송대상 게임부문 최우수상 △2014년 온라인게임 브릭포스에 양띵 캐릭터 출시 △2014년 유튜브 ‘골드 플레이 버튼’ 수상
△1990년 서울 출생 △2007년 아프리카TV 방송활동 시작 △2012년 아프리카TV 방송대상 일반부문 대상 △2013년 제1회 유튜브 뮤직 어워드 출연 △2013년 CJ E&M과 계약, ‘in,me’ 앱 출시△2013년 아프리카TV 방송대상 게임부문 최우수상 △2014년 온라인게임 브릭포스에 양띵 캐릭터 출시 △2014년 유튜브 ‘골드 플레이 버튼’ 수상
아직 앳된 스물네 살 아가씨였다. 하지만 월수입은 4000만원이 넘는다. 연예인 못잖은 바쁜 일정 탓에 인터뷰도 겨우 성사됐다. 지난 22일 경기 수원에서 인터뷰가 끝났을 때도 그는 서울 홍익대 앞에서 또 다른 미팅이 있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아프리카TV와 구글 유튜브에서 자신이 직접 게임을 하며 중계하는 게임 방송 진행자(BJ) 양띵(본명 양지영)의 이야기다.

어른들에겐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요즘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가운데 양띵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란 뜻에서 ‘초통령’이라고도 불린다. 그는 지난 10월 구글 유튜브 채널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은 두 번째 한국인이 됐다. 몇 년 전 꼬마 천재 기타리스트로 유명했던 정성하에 이어서다. 일반인 가운데 두 번째 기록이라고 하지만 JYP엔터테인먼트(92만명) CJ E&M(61만명) 같은 기업이나 포미닛(86만명) 등의 걸그룹보다 팬이 많다.

양씨는 “옛날엔 직업이 뭐냐고 물을 때 답하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1인 창작자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다닌다”며 “작가와 PD, 연예인이 하나로 합쳐진 1인 창작자의 가능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위해 반지하방에 스튜디오 차려

[人사이드 人터뷰] 게임방송 팬 100만명…저는 24세 '초통령'이랍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게임을 즐겼다. 집에는 항상 최신 컴퓨터가 있었다. 어머니는 때로 용돈을 사이버 머니로 줬다. 자연스럽게 게임에 빠져들었다. ‘퀴즈퀴즈’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앤비’ 같은 아기자기한 캐주얼 게임부터 시작했지만 이제는 웬만한 게임은 다 섭렵하고 있다.

게임 방송을 해보라고 권한 것은 친구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07년의 일이다. 닉네임은 이름 양지영에서 ‘양’과 성격이 ‘띨띨하다’는 뜻을 결합해 ‘양띨’로 하려고 했다. 하지만 발음이 어려워 ‘양띵’으로 정했다. 얼굴을 공개한 것은 조금 시간이 지난 뒤였다. “처음엔 얼굴도 목소리도 내보이지 않고 채팅으로만 방송했어요. 사람들이 여자인 줄 모르고 그냥 게임 잘하는 BJ라고 생각했죠.”

1주일에 2~4회 학교를 갔다 온 뒤 밤에 방송했다. 한 번에 3~5시간씩이었다. 이런 생활은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간 뒤에도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스무 살 때인 2010년 회사에 사표를 내면서 전업 BJ가 됐다. “솔직히 방송을 잘하지 못했는데도 아프리카TV에서 인기 상위권에 계속 들었어요. 그래서 생각했죠. 한 달에 20만원을 벌었으니 시간을 온전히 방송에 쏟아부으면 200만원, 2000만원도 벌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게임을 하든 방송을 하든 개의치 않던 부모님도 회사를 때려치우고 방송만 하겠다고 하자 “미쳤느냐”고 했다. 하지만 결국 “1년만 해보라”는 허락을 받아냈다. 집에서 5분 거리에 반지하방을 구했다. 잠도 그곳에서 자고 방송도 거기서 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반지하방을 벗어났다. 스케줄을 챙겨주는 매니저도 생겼다. 그는 수입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한 달에 4000만~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에는 방송 준비, 강연, 광고 촬영, 인터뷰 등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했다.

꾸준함과 철저한 준비가 인기 비결

아프리카TV나 유튜브에서 개인 방송을 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양띵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1년 정도의 짧은 시간에 100만 유튜브 채널 가입자를 모은 것은 양띵이 유일하다. 2012년에는 아프리카TV 대상을 받았다. 이런 인기에 대해 그는 ‘꾸준함’이 비결이라고 했다.

“개인 방송이다 보니 ‘매일 몇 시에 영상을 올리겠습니다’는 말을 지키는 게 쉽지 않아요. 바쁘다 보면 어물쩍 넘어가는 일이 많죠. 저는 항상 제때 영상을 올리려고 노력합니다. 정말 사정이 안 되면 ‘2시까지는 영상을 올리겠다’ 혹은 ‘개인 사정 때문에 오늘은 영상을 못 올린다’고 꼭 글이나 영상으로 공지해요.”

TV방송처럼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도 성공 비결이다. 때로는 한 달 혹은 두 달 전부터 준비하는 방송도 있다. 그가 주로 방송에서 다루는 ‘마인크래프트’는 자유도가 매우 높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각종 재료를 블록처럼 쌓아 올려 다양한 형태로 건물을 짓거나, 시나리오를 만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2012년 방송한 ‘핵전쟁’은 마인크래프트 세계 안에서 5명의 플레이어가 각자 나라를 세워 서로를 정복하는 이야기로 꾸며졌다. 이를 위해서는 미리 세트를 세우고 대강의 시나리오를 짜놔야 한다. 시즌2 14일차까지 방송하는 방대한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아프리카TV 단일 방송으로는 역대 최대인 5만명 동시 시청 기록을 세웠다.

어린 시청자 위해 상담사 자격증도

연예인 못잖은 인기를 얻으면서 책임감도 커졌다. 한 초등학생은 학교 수행평가에 낼 그림에 양띵을 그리기도 했다. 지난 11월 부산에서 열린 게임 축제 ‘지스타 2014’에서는 양띵과 그의 동료인 ‘크루’들의 사인 도장을 받아오면 마우스패드를 선물로 주는 이벤트가 열렸다. 이때 에스컬레이터를 못 탈 정도로 팬들이 몰려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다.

“저는 원래 거친 누나, 털털한 누나였어요. 방송하다 욕을 할 때도 있었고요. 하지만 어린 시청자가 많다 보니 자연스레 욕설을 줄이게 됐죠. ‘드럽게’를 ‘지저분하게’라고 바꾸는 등 표현도 달리합니다.”

그가 올해 도형심리상담사(각종 도형을 이용해 심리 분석하고 상담하는 사람) 자격증을 딴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초·중·고 남녀 학생을 가리지 않고 그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강연을 다니거나 상담을 해주면서 1인 창작자 후배를 위한 노하우 전수에도 나섰다. 마치 연예인을 지망하는 것처럼 요즘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것이 꿈인 어린 학생이 많아졌다. 그가 지금 방송을 같이 진행하고 있는 5명의 크루도 원래는 방송을 배우고 싶다는 팬이었다. 그의 어머니 역시 최근 유튜브에 ‘코코일기양졍맘’이란 채널을 열었다. 강아지 ‘코코’를 키우면서 찍은 짧은 영상을 올리고 있다. 이것도 일종의 개인 방송인 셈이다.

“유튜브라는 큰 시장이 열렸는데 저 혼자만 멋진 가게를 차려 놓은 느낌을 받았어요. 이 좋은 곳에 더 많은 사람이 들어와 가게를 같이 차리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죠. 그래서 1인 창작자, 1인 미디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제가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人사이드 人터뷰] 게임방송 팬 100만명…저는 24세 '초통령'이랍니다
인터넷 방송 BJ의 세계

게임·스포츠·먹방 1인 방송
아프리카TV·유튜브 무대로
억대 연봉자만 수십명


국내에서 인터넷 개인방송은 2006년 3월 아프리카TV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도 PC와 웹캠(화상회의용 카메라)만 있으면 집에서 쉽게 생방송을 할 수 있다. 현재 아프리카TV 동시 접속 시청자 수는 평균 38만명, 최대 77만명에 달한다.

개인방송 시대가 열리면서 진행자인 BJ(broadcasting jockey)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임 방송 남자 BJ인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은 성우 같은 목소리와 재치 있는 진행으로 유명하다. 이 덕분에 제일모직 TV광고에 목소리로 출연하기도 했다. 예쁜 미모를 앞세운 여자 BJ들은 ‘아프리카TV 4대 여신’으로 불리기도 한다. 많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먹방 BJ들도 있다.

높은 인기를 얻은 BJ는 연간 수억원대의 수입을 올린다. 지난해 10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9월 사이에 3억원 이상 수입을 올린 BJ가 있었으며 1억원 이상 번 사람도 수십명에 달했다.

시청자가 BJ에게 주는 ‘별풍선’이 주 수익원이다. 시청자는 110원(부가가치세 포함)에 별풍선을 구입해 선물로 줄 수 있다. 세금을 제외한 100원 가운데 BJ가 60원을, 아프리카TV가 40원을 나눠 가진다. 베스트 BJ로 선발되면 7 대 3으로 수익배분율이 높아진다. 현재 아프리카TV에는 20만명의 BJ가 등록돼 있으며 베스트 BJ도 700명이 넘는다.

인기 BJ들은 구글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해 추가 수입도 올릴 수 있다. 아프리카TV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한 영상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 다시 유튜브에 올리는 방식이다. 유튜브 영상에 따라 붙는 광고 수익을 나눠 가질 수 있다. 불규칙한 별풍선 수입과 달리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어 일정 클릭 수가 보장되는 인기 BJ들은 유튜브를 더 선호한다.

유튜브는 아프리카TV를 보지 않는 새로운 팬층을 확보하기에 좋고, 해외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양띵의 채널 가입자 100만명 중 50만명은 해외 거주자다. 일부 외국인도 있으나 한국어 방송이기 때문에 유학생이나 이민자가 많다.

글=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사진=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