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부동산 3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기로 하면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 관련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매물 시세를 알리는 전단이 붙어 있는 서울 잠원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여야가 ‘부동산 3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기로 하면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 관련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매물 시세를 알리는 전단이 붙어 있는 서울 잠원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여야(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가 ‘부동산 3법(法)’에 합의할 것이라는 소식이 며칠 전부터 흘러나오자 호가가 1000만~2000만원 오르는 분위기였습니다. 정식 합의 뉴스를 접한 집주인들이 앞으로 시장 전망과 가격 동향을 묻는 문의전화가 잇따르네요.”(서울 잠실동 주공5단지 잠실박사공인 박준 대표)

여야가 민간 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3년 추가 유예, 재건축 조합원에게 최대 3가구 공급 등의 내용을 담은 ‘부동산 3법’을 연내 처리하기로 하면서 시장 정상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는 매물을 거둬 들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기대 커진 재건축 시장

['부동산 3法' 처리 이후] 강남 재건축 호가 1천만~2천만원 뛰어…매물 회수 움직임도
24일 성사된 여야의 부동산 3법 합의가 부동산 시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남권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서울 강남의 일부 단지는 이달 들어 부동산 3법 통과 기대감에 호가가 1000만~2000만원 올랐다. 개포주공아파트 단지 내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 5억8000만원에 거래되던 1단지 전용면적 36㎡가 이달 5억9000만원에 팔렸다”며 “부동산 3법 기대감이 향후 가격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에이스공인 관계자는 “집주인이 조금 더 기다려보고 팔겠다고 한다”며 “다만 매수자들도 아직은 관망세여서 29일 법 통과 이후 시장 분위기를 좀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도 이달 들어 호가가 1000만~2000만원가량 오른 12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호가 상승 등이 강남 이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은 아니다. 은평구 불광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어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 호가 상승이 강북지역으로 확산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 추진에 탄력 붙는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재건축 추진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중개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초과이익 환수제의 추가 유예로 ‘개발이익 부담금 폭탄’이라는 발등의 불이 꺼졌다는 게 조합들의 설명이다. 민간 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규제가 폐지되면 재건축할 때 사업성이 개선되고 마감재를 고급화하는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나봉기 개포2단지 조합장은 “지난달 개최한 조합 총회에서 위례신도시 등 최근 분양한 단지보다 마감재를 고급화하기로 결정했다”며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관리처분 계획에서 의결된 분양가 수준(3.3㎡당 3200만원)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업승인을 받은 반포구 잠원동 한신6차 우성 등이 수혜 단지로 꼽힌다. 개발이익 환수제 유예로 부담금 완화가 기대돼서다. 유재환 잠원한신공인 사장은 “재건축의 마지막 관문인 관리처분계획 이전 단지들은 사업계획안 변경 등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지역 일부 재건축 지역도 지지부진하던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조완희 서울 마포구 신수1구역 재건축조합장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유예되지 않았다면 (초과이익 부담금 때문에) 관리처분 총회를 진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내년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비업체인 미성의 신원섭 대표는 “그동안 재건축 시장을 짓눌렀던 유리천장이 깨졌다”며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재건축 조합원들의 사업 추진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사업 진행이 한결 쉬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수/김동현/이현진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