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3社, 빅데이터 사업 놓고 온도차…"차세대 핵심사업" vs "실체없는 거품"
빅데이터 시장을 둘러싼 대형 카드회사들의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작년 12월 빅데이터센터를 연 신한카드가 선두주자다. 삼성카드는 지난 4월 ‘회원별 맞춤 서비스(CLO·Card Linked Offer)’를 국내 카드사 중 처음으로 선보이며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신한과 삼성이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현대카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체가 없다’는 빅데이터 무용론으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삼성·신한, 빅데이터 올인

삼성카드는 22일 빅데이터 기반의 개인별 맞춤 혜택 서비스인 ‘링크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내년 하반기 ‘CLO 플랫폼’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링크는 회원 개개인의 소비패턴을 진단해 유용한 서비스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올 4월 업계 최초로 도입한 이 서비스를 자동화된 플랫폼으로 구축해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CLO 플랫폼이 상용화되면 가맹점은 더 정교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위성호 사장이 지난해 부임한 이후 ‘빅데이터 경영’을 선도 중인 신한카드도 CLO 서비스인 ‘클립’(가칭)을 내년 1월 출시한다.

신한카드가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이종 업종과의 ‘코드나인’ 제휴 확대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기반의 소비자 분류 체계 ‘코드나인(Code9)’을 지난 5월 선보였다. LG전자 등 코드나인을 적용한 제휴사 제품의 마케팅 성공률이 평균 2~3배 높아지는 등 성과가 뚜렷하다는 게 자체 평가다.

◆현대카드 “빅데이터 무용론”

이처럼 신한·삼성카드가 빅데이터를 미래사업으로 보고 전력투구는 상황에서 현대카드는 ‘빅데이터 무용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몇 해 전 대부분 카드업체가 도입한 고객관계관리(CRM) 기법과 빅데이터의 차이를 모르겠다”며 “빅데이터가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이라는 시각은 너무 앞서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수요는 없는데 공급자들이 요란하게 소리를 내는 게 빅데이터 사업의 현주소”라는 설명이다. 카드사와 가맹점 간 정보공유가 금지돼 있어 빅데이터 분석이 정교화되는데 제약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빅데이터

휴대폰 통화량, 카드결제 정보등 대량의 데이터 집합 및 이런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