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겨울 사랑 (문정희 1947~)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시집《한계령을 위한 연가》(시인생각) 中

눈 내리는 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땅으로 달려가는 눈송이가 보입니다. 사랑에 빠진 연인도 그렇습니다. 주저하는 마음일랑 멀리 던져버리고 사랑하는 이에게 안기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요. 천년이 지나도 순백을 잃지 않는 눈처럼,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하얀 사랑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만드는 묘약입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