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경기 '한파 주의보'] 30만원 넘는 호텔 패키지는 '완판 행진'
연말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30만원이 넘는 특급호텔 숙박 패키지는 ‘완판’ 행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마저도 소비 양극화가 아닌 ‘경기침체의 한 단면’으로 분석하고 있다. 평소엔 돈을 아끼더라도 1년에 한두 차례는 만족도가 높은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고가 상품 소비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의 ‘셀러브레이팅 2015 패키지’는 21일 현재 90%가 예약됐다. 올해 마지막날인 31일 밤 호텔에 묵으면서 봉은사에서 진행하는 타종행사를 보고 불꽃놀이 등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상품이다.

세금과 봉사료를 제외한 가격이 최저 30만5000원에서 최고 40만원이 넘는 것도 있지만 30~4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윤소윤 인터컨티넨탈호텔 홍보팀장은 “숙박과 아침식사에 수영장 등 편의시설까지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라며 “올해 마지막날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호텔의 크리스마스 패키지는 대부분 지난 10일을 전후해 예약이 끝났다. 올해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이 금요일로 ‘징검다리 연휴’가 돼 객실 판매가 더 잘 됐다고 호텔 관계자들은 전했다.

호텔 레스토랑도 비슷하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의 뷔페 라세느는 연말까지 예약률이 평균 90%에 이른다. 월요일인 22일과 29일을 제외하고는 저녁 예약이 끝났고 25일과 31일은 점심과 저녁이 모두 마감됐다.

황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갑이 얇아져도 소비 욕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억제된 소비 욕망이 연말을 맞아 일부 고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