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의 배당 확대 여부가 연말 증시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올해 배당을 최대 50%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증시 큰 손’ 국민연금도 배당 확대를 적극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도 “출자기업의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을 매년 확대하겠다”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결산배당을 받으려면 폐장일 2거래일 전인 오는 26일까지 주식을 사면 된다.
국민연금 지분율 보면 '배당확대株' 보인다
◆한전 배당 최대 10배 증가

증권가는 올해 배당금이 작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큰 후보로 정부와 국민연금 지분율이 높은 종목을 꼽는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는 기업은행의 올해 예상 평균 주당배당금이 466원으로 작년(330원)보다 41.2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은행의 작년 배당성향은 25.3%였으나 올해는 28~30%에 이를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기업은행의 최대주주는 기획재정부(지분율 51.1%)이고 국민연금 지분율은 6.0%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올해 예상 순이익은 작년보다 20% 이상 늘어난 1조402억원으로 이 중 30% 이상을 배당할 경우 주당 500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최대주주(지분율 51.1%)이고 국민연금이 지분 6.2%를 들고 있는 한국전력도 올해 예상 주당배당금 평균치가 908원으로 집계됐다. 작년(90원)에 비해 10배 이상 높아졌다. 작년 순이익은 1743억원이었으나 올해는 전기요금 인상 영향으로 2조원대 중반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T&G의 올해 예상 주당배당금도 작년보다 소폭(1.65%) 증가한 평균 3253원으로 나타났다.

올 10월에 ‘앞으로 배당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현대차도 올해 예상 주당배당금 평균이 작년보다 5.53% 증가한 2058원으로 집계됐다.

◆정유주 배당 감소 여부 주목

전반적인 증시 분위기와 반대로 배당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는 종목도 있다. 올해 실적이 나빠진 정유·화학주가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예상 주당배당금 평균은 2776원으로 작년보다 13.25% 줄어들 전망이다. 매년 배당성향이 30~40%대였던 에쓰오일도 연말 배당이 감소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윤재성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연간 순이익에 근거해 배당을 해왔기 때문에 올해 순이익 감소의 영향을 받아 배당금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작년에 주당 1000원을 배당했던 국도화학의 올해 예상 주당배당금은 950원으로 내려왔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유주는 올해 실적 부진으로 배당금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이라며 “보통주 기준으로 에쓰오일은 작년보다 60.22% 줄어든 350원, SK이노베이션은 31.25% 줄어든 2200원을 기말 배당하는 등 현재 예상치보다 박하게 배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2월 결산 상장사의 배당을 받으려는 투자자들은 오는 26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하며 다음 거래일인 29일에 팔아도 배당받을 수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