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은 19일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결정에 대해 "박근혜 정권이 대한민국을 독재국가로 전락시켰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당이 사실상 공중분해되면서 체계적인 저항은 고사하고 향후 진로도 설정하기 쉽지않은 엄혹한 현실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희 대표는 해산 결정 후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침통한 표정으로 "6월 민주항쟁의 산물인 헌법재판소가 허구와 상상을 동원한 판결로 스스로 전체주의의 빗장을 열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오늘 저는 패배했고 역사의 후퇴를 막지 못한 저에게 책임을 물어달라"면서도 "그러나 저희 마음 속에 키워온 진보정치의 꿈까지 해산시킬 수는 없다"고 말해 지속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당 해산의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원들을 추슬러 '정치세력'으로서 존속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재야인사들이나 시민사회단체와의 결합을 꾀하며 생존의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이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는 이날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박근혜 2년 못살겠다! 다 모여라!'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는 당원들을 중심으로 이번 해산판결을 비판하면서 다른 시민사회 단체들의 연대를 호소할 전망이다.

또 이제까지 통합진보당 해산에 반대해 온 사회 원로들을 계속 면담하면서 해산결정 반발 여론에 불을 지피려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에도 접촉을 시도하며 정치권에서의 이슈화를 이어가는 방안도 검토할 전망이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국고보조금까지 압류되고 자산이 동결조치된 상황에서 활동을 지속할 동력이 생길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당명을 다시 사용할 수 없고 기존 강령과 유사한 대체정당을 만들지 못하게 돼, 선관위에 등록하지 않은 대체조직으로는 활동을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