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EXID, 음원차트 '역주행'
“하늘이 주신 기회가 아닐까요?” 걸그룹 EXID(이엑스아이디)의 멤버 LE는 음원 차트 1위에 오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EXID(사진)가 지난 8월27일 발표한 ‘위아래’는 3개월이 지나서야 뒤늦게 차트 역주행을 펼치며 1위까지 올랐다. 음원 시장에선 보기 힘든 일이다.

EXID의 화제 몰이는 지난달 중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직캠’(팬이 직접 찍은 영상)에서 시작됐다. 멤버 하니를 집중적으로 촬영한 직캠이 섹시 영상으로 소개되면서 노래까지 재조명받게 됐다. 여기에 노래의 중독성까지 더해졌다. ‘위아래’는 강렬한 색소폰 라인과 중독적인 후렴구가 귀를 자극한다.

“사람들이 ‘위아래’를 잘 몰랐는데 SNS를 통해 알려지게 됐어요. 노래가 좋아 한 번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다시 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진짜 재조명이죠. 덕분에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알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 기울인 노력에 대한 보상 같아요.”(솔지)

EXID는 2012년 데뷔한 3년차 걸그룹이다. ‘후즈 댓 걸(Who’s that girl)’ ‘매일밤’ 등의 노래로 활동했지만 큰 빛을 보지 못했다. ‘위아래’는 1년10개월이라는 긴 공백 끝에 발표한 노래였다.

EXID는 ‘위아래’ 덕분에 음악방송에도 다시 출연하고 있다. 멤버 정화는 자주 가던 단골 식당의 사장님이 어느 날 자신을 알아봤다며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을 마주하기도 했다.

“아직도 인기가 실감나지 않아요. ‘위아래’뿐만 아니라 이전에 활동했던 ‘매일밤’, ‘후즈 댓 걸’ 모두 순위가 300위씩 올라갔거든요.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의 실력을 인정받은 것 같습니다.”(하니)

‘위아래’는 멤버 LE가 작곡가 신사동호랭이, 범이 낭이와 함께 직접 만든 곡. LE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인정받은 실력파 래퍼다. 메인보컬 솔지는 김범수 콘서트에 게스트로 서는 등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하니와 혜린은 케이블 채널 tvN ‘언제나 칸타레’에 출연 중이다.

“‘위아래’는 그대로 묻히기에 아까운 곡이었는데 뒤늦게 수면 위로 올라와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EXID가 앞으로 내놓을 곡들도 사랑해주세요.”(정화)

박수정 한경 텐아시아 기자 soverus@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