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바지, 안신애 바람막이, 양수진 치마….’ 올해 ‘완판(완전 판매)’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골프의류들이다. 이들 제품의 공통점은 젊은 여성 골퍼를 타깃으로 잡았다는 것. 골프산업은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여성과 20, 30대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골프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 신수요층을 잡기 위한 골프업계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김효주 바지·안신애 바람막이…떴다 하면 '완판', 2030 여성 골퍼 잡아라
10명 중 4명이 여성 골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최근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가운데 5년 이내에 드라이버와 골프공을 산 적이 있는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남성이 61.2%, 여성은 38.8%로 나타났다. 국내 골퍼 10명 가운데 4명은 여성이란 뜻이다. 2011년만 해도 이 조사에서 남녀 비율은 각각 72%와 28%였다.

또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04년과 2013년의 연령대별 골프장 이용 횟수를 비교했을 때 20대와 30대는 늘어난 반면, 40~60대 이상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연간 골프장 이용 횟수는 10년 전 3.7회에서 5.1회로 늘었다.

여전히 중년 이상의 골프 인구가 많지만 그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골프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스크린 골프가 성장하면서 여성과 젊은 층 골퍼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여성 전용 프로그램도

골프산업도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따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헤지스골프는 올해 ‘김효주(19·롯데)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최나연(27·SK텔레콤)을 통해 젊은 감각의 골프의류를 선보였던 헤지스골프는 2012년 11월 김효주와 계약하면서 더 날씬해진 골프의류를 선보였다.

김효주가 지난 9월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 입었던 붉은색 바지는 초기 물량이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관섭 LF 마케팅실장은 “점점 젊어지는 골프웨어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김효주 선수를 모델로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아디다스골프는 안신애(24·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를 후원하며 젊은 여성 골퍼들을 잡았다. 특히 올해 상반기 출시했던 ‘안신애 바람막이’는 완판 상품에 이름을 올렸다. 덕분에 10월까지 아디다스골프의 여성 의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2% 늘었다. 양수진(23·파리게이츠)이 직접 디자인 협업에 나선 파리게이츠의 ‘양수진 라인’도 여성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야마하골프는 올해 ‘미녀 골퍼’ 윤채영(27·한화)을 모델로 기용하며 젊은 이미지 만들기에 나섰다. 꽃무늬 드라이버로 여성 골퍼에게 인기를 얻었던 야마하는 올해 수도권 여성 골퍼를 타깃으로 마름모꼴 무늬를 넣은 세련된 C’s드라이버를 선보였다.

용품뿐 아니라 골프장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인천 스카이72GC는 프런트에서 체크인할 때 여성 용품이 세팅된 파우치를 제공하고 사우나에서는 아로마탕 등 이벤트탕을 운영한다. 또 아디다스골프와 함께 ‘레슨 포 우먼’ 행사를 마련했다. 전북 군산CC, 강원 원주 한솔오크크릭CC 등도 여성 할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