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앞줄 가운데)과 가족친화인증기업 대표들이 19일 열린 인증 수여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앞줄 가운데)과 가족친화인증기업 대표들이 19일 열린 인증 수여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인 ‘일·가정 양립’을 위해 가족친화경영을 펼치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노동 생산성 향상과 우수 여성 인력을 발굴하기 위해선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가족친화 직장문화 조성이 필수요건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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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는 19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4년 가족친화우수기업 인증수여식’을 열었다. 가족친화인증기업 대표와 근로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가족친화 우수기업 정부포상 및 인증서 수여와 함께 가족친화경영 우수사례 발표회도 열렸다. 가족친화경영에 힘쓴 공로로 이웅범 LG이노텍(주) 대표이사가 국민포장을 받았고, 삼성전자로지텍(주), 세창인스트루먼트(주), 한국남부발전주식회사가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가족친화인증제도는 유연근무제, 자녀 출산·양육 및 교육지원제도 등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 및 공공기관에 공식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로 2008년 도입됐다. 가족친화제도를 부문별로 평가해 100점 만점 중 대기업은 70점, 중소기업은 60점을 넘으면 인증해준다. 인증 기간은 3년이며 실적에 따라 2년 연장할 수 있다.

여가부에 따르면 도입 첫해 11개에 불과했던 인증기업 수는 올해 544개사가 신규 인증을 받아 총 956개로 늘어났다. 가족친화제도 시행 이래 가장 많은 기업이 인증을 받았다. 적극적인 설명회와 홍보활동 등으로 예년보다 많은 기업이 참여한 데다 ‘일·가정 양립’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게 여가부의 설명이다.

이날 대통령표창을 받은 삼성전자로지텍(주)은 지난해부터 기혼 임직원의 출산 장려를 위한 난임휴직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의사 진단서만 있으면 부서장과의 협의에 따라 최소 1개월에서 1년까지 휴직이 가능하다.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 근로자들은 경력 단절에 대한 부담 없이 자유롭게 휴가를 낼 수 있다.

충북에 있는 운수회사인 제천운수(주)는 시내버스업계 중 전국 최초로 가족친화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제천운수의 모든 시내버스의 최대 운행속도는 시속 65㎞를 넘지 않는다. 규정 속도를 철저히 지키면서 연료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 결과 연간 1억원이 넘는 유류비를 절감했다. 이 돈은 직원들의 가족통장에 매달 지급된다. 가정이 편안해야 직원들이 근무에 충실할 수 있고, 승객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가족친화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매년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선정되면 시중은행 금리우대, 출입국 편의제공, 연구개발 사업 등 정부 지원사업 참여시 가점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금융위원회의 협조를 얻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국거래소 자율공시 항목에 가족친화인증정보를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여가부는 2017년까지 공공기관의 가족친화인증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