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경기 광명시 일직동에 개장한 이케아 광명점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연합뉴스
18일 오전 경기 광명시 일직동에 개장한 이케아 광명점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연합뉴스
“서울 신촌에서 오는 데 1시간10분, 주차장에 진입하는 데 40분이 걸렸습니다. 매장에 들어가려고 하니까 또 줄을 서라네요.”

미국 유학 시절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를 많이 사용했다는 직장인 김진영 씨(33)는 18일 문을 연 이케아 광명점에서 “쾌적하게 쇼핑할 것으로 기대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납장 등 조립해야 하는 제품은 구입을 미뤘고 ‘미끼상품’으로 싸게 내놓은 러그와 벽걸이 선반, 조명, 수건 같은 것들을 샀다”고 덧붙였다.

◆광명역 인근 교통대란

경기 광명시 일직동에 있는 이케아 광명점은 롯데 프리미엄아울렛과 통로로 연결돼 있고 대형마트 코스트코, 버스종합터미널과도 가깝다. 이 때문에 이케아 바로 앞 왕복 4차선 도로는 이케아 광명점이 개장하면 유동인구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매장 앞 도로가 협소하지 않으냐는 지적에 “교통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개장 첫날 인파가 몰리자 개장 20분 전부터 50명 단위로 입장시키기 시작했다. 대기하는 사람들을 위해 난로나 바람막이 같은 시설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아 매장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주차장은 이날 낮 12시가 되기 전에 꽉 찼다. 총 3개층에 2000여대를 댈 수 있는 주차장에 자리가 없어 이중주차를 해야 할 정도였다. 광명시에 사는 주부 박순영 씨(45)는 “코스트코만으로도 차들이 붐비는데 롯데아울렛과 이케아까지 생겼다”며 “주말에는 오죽하겠느냐”고 우려했다. 이날 매장 정문 앞에는 오후 5시까지 200~300명이 입장하기 위해 기다려야 했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매장 안은 하루종일 북적거렸고 주차장은 폐점까지 줄곧 만차였다”고 말했다.

◆미로 같은 매장에 불만

매장에 들어선 사람들은 원하는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매장 곳곳에서 이케아코리아 직원을 찾는 사람들이 언성을 높였다. “이 제품이 어디 있다는 거냐” “18번 조명 코너에 가라고 돼 있는데 코너가 넓어 내가 원하는 제품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창고까지 오는 데 한 시간이 걸렸는데 여기서 높은 곳에 있는 제품을 내가 내려야 하는 거냐” 등 항의가 빗발쳤다.

결혼 2년차인 김지영 씨(29)는 “아이 방을 꾸며주려고 이케아 개장을 기다려 찾아왔는데, 파도에 밀리듯 사람들에게 휩쓸려 다니느라 원하는 제품을 사지 못했고 너무 지쳤다”며 “가격표에 제품 위치가 표시돼 있긴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데만 한참 걸리고 찾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실리아 요한슨 이케아코리아 광명점장은 이에 대해 “아직 한국에선 셀프서비스 개념의 이케아 구입 방식이 생소할 수 있다”며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이케아 문화에 대해 점차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명=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