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시대를 달려온 車기업의 역사
자동차는 보통 집 다음으로 비싼 재산이자 가장 비싼 동산(動産)이다. 때문에 자동차를 새로 살 때는 많은 점을 고려한다. 가격이나 안전성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어떤 회사가 만들었느냐다. 차를 사는 사람은 그 회사의 철학과 이미지를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하지만 그 회사가 어떤 역사를 거치며 발전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동차 제국》은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의 설립 배경과 성장 과정을 다룬 책이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지속적인 인수합병(M&A)으로 시대의 변화에 대응해왔다. 자동차 기업의 M&A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은 드물다. 일부 최고경영자의 자서전 또는 도요타, BMW, 포르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역사만 다뤘을 뿐이다.

저자들은 자동차 회사의 성장 과정과 당시 시대 상황을 연관시켜 지금의 기업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자동차산업 초기에는 수백 개의 회사가 난립했지만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몸집을 키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로 바뀌었다.

책은 소비자들이 막연하게만 알고 있는 유명 자동차 회사의 역사를 세심하게 살핀다. 폭스바겐의 성장, 제너럴모터스(GM)의 영광과 몰락을 드라마틱하게 그린다. 현대자동차, 쌍용자동차, 르노삼성, 대우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 회사 역사도 빼놓지 않았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아야 할 업계 종사자는 물론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취업준비생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