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크 모하메드 총리
셰이크 모하메드 총리
쌍용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아랍에미리트(UAE) 2대 국부펀드인 두바이투자청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이 17일 실시한 쌍용건설 매각 본입찰에는 두바이투자청과 삼라마이더스(SM)그룹, 철스크랩 가공업체인 상장사 스틸앤리소시즈 등 3곳이 참여했다.

이 중 두바이투자청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두바이투자청이 SM그룹보다 수백억원 높은 가격을 써냈으며 스틸앤리소시즈는 가장 낮은 가격을 적어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 관리인은 18일 법원에 쌍용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두바이투자청을 선정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쌍용건설 인수 우선협상자에 두바이투자청 유력
두바이투자청은 운용자산만 1600억달러에 달한다.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칼리파도 자회사인 에마르를 통해 소유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두바이 3대 호텔로 꼽히는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에미리트타워호텔을 시공해 현지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다.

올해 국내 시공능력평가 19위인 쌍용건설은 해외 고급 건축과 리모델링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UAE의 부통령 겸 총리이자 두바이 국왕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이 두바이투자청 수장이다. 하지만 두바이투자청이 쌍용건설을 최종 인수하기까지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쌍용건설 채권단과 두바이투자청 간 해외 보증, 소송 등의 자산 처리문제에 대해 이견이 큰 상태”라며 “본계약이 지연되거나 중간에 우선협상대상자가 SM그룹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동국제강, 독일계 엔지니어링그룹 M+W그룹 등도 해외 보증, 소송에 대한 처리 문제로 본계약까지 완주하지 못했다.

채권단 동의도 변수다. 다음달 열릴 쌍용건설 관계인집회에서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동의해야 본계약이 가능하다. 쌍용건설의 청산가치는 3000억원대로 이번 입찰에서 모든 후보들이 2000억원 미만의 인수 가격을 제시함에 따라 채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다시 얻어 회생계획안을 변경해야 한다.

2007년부터 일곱 차례 채권단 주도로 매각을 시도한 쌍용건설은 지난해 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법원 주도로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법정관리 건설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동양건설산업과 LIG건설 매각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TEC건설은 내년 상반기 중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극동건설 남광토건 동아건설 울트라건설 한일건설 STX건설 등도 매물로 나와 있다.

안대규/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