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7일 16:2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최대 태양광 업체인 한화솔라원-한화큐셀 합병법인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4억달러(약 4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한화솔라원-한화큐셀 합병법인의 유상증자를 한화솔라원이 상장된 나스닥시장에서 추진하기로 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등 증권사 4곳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

내년 2월께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합병이 완료되는 대로 4억달러 규모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8일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합병을 발표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합병법인은 3.28GW(기가와트)의 셀 생산규모를 확보, 중국 잉리(3.19GW)를 제치고 세계 1위 태양광 셀 회사로 도약하게 됐다.

대주주인 한화솔라홀딩스는 합병법인의 지분 94%를 갖게 된다. 합병법인의 지분가치가 1조5088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4300억원어치의 유상증자로 기존지분이 희석되더라도 경영권을 유지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자회사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은 대규모 태양광 설비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남성우 한화솔라원 대표는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생산규모 세계 1위에 만족하지 않고 2020년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며 모든 면에서 세계 1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삼성테크윈 등 삼성그룹 방산화학 계열사들을 인수하는 '삼성-한화 빅딜'의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란 해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솔라원과 합병으로 한화큐셀이 뉴욕증시에 우회상장한 효과를 누리게 됐기 때문에 이번 유상증자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화솔라원은 김승연 한화 회장의 맏아들이자 승계권자인 김동관 기획실장이 2010년 중국의 솔라펀파워홀딩스를 4350억원에 인수해 개명한 회사다. 태양광 집적 생산을 위한 결정 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셀 등 제조를 맡고 있는 중국 국적의 기업으로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한화큐셀은 2012년 한화가 다시 우리나라의 법정관리 상태에 있던 독일 태양광 장비회사 큐셀(셀 제조 분야 세계 1위)을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한화는 태양광 주요자회사를 합병해 한화솔라원의 다운스트림 부분을 강화하는 등 시너지를 내겠단 계획이다.

정영효/이유정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