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도전장 내민 이준혁 "형에게 애인 빼앗겼어요"
“제 인상이 차갑다고요? 그렇지만 변신에 집착하고 싶지는 않아요.”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로 멜로에 도전장을 내민 배우 이준혁은 자신에게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는 세간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겠다고 말한다.

“다들 제겐 묘하게 차가워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말씀하세요. 생긴 것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배우로서 자기만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장점 아닐까요.”

많은 배우들이 예능의 영역에 뛰어들면서까지 보다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려는 요즘, 이준혁의 이런 생각은 트렌드와는 확실히 거리가 있다. 인터뷰를 위한 사진 촬영도 어색하다고 연신 고개를 내젓는 그는 잘 하지도 못하는 예능에 도전하기보다 차라리 연기를 통해 자신만의 분위기를 다지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군 제대 후 복귀작인 ‘내 생애 봄날’에서 그가 맡은 동욱 역은 사회적으로는 스타 의사로 성공했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형에게 빼앗기는 슬픈 운명의 남자다.

“정통 멜로는 처음 해봤기에 어려움도 있었죠. 전에 맡았던 캐릭터들은 사건의 변화와 함께 성장해 간 반면 이번에는 정적인 움직임 속에 상당히 세밀하게 감정을 표현해야 했어요. 처음 멜로 연기를 하면서 신인의 마음을 되찾았어요. 일 자체를 오랜만에 하는 터라 어느 순간부터 무뎌져 있던 감정을 되찾아야 하는 시간을 가졌죠. 감정적 고갈이나 생채기를 인위적으로라도 만들어보려고 노력했어요.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영화를 보면서 일부러 생채기를 내려고 했어요. 그러니 어느 정도는 돌아오더군요.”

대세에 발맞추기보다 그만의 확고한 고집이 있는 이준혁은 “배우란 한 작품, 한 캐릭터로 성공했다고 해도 기술처럼 능력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어서 다음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것 같다”며 “매번 ‘제로’라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것이 연기자라는 직업의 매력인 것 같다”는 연기론을 펼쳤다.

배선영 한경 텐아시아 기자 sypov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