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냐, EU냐' 갈림길에 선 몰도바
30일 총선을 치르는 몰도바가 러시아와 유럽연합(EU) 사이에서 냉혹한 선택의 상황에 놓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몰도바는 인구 400만명의 작은 나라다. 1991까지 소련의 지배를 받았으며, 여전히 러시아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하지만 재선을 노리는 유리 랸케 몰도바 총리는 EU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선거 유세에서 “유럽 국가로서의 지위를 원하느냐, 아니면 분쟁과 갈등 상태를 원하느냐”며 “우크라이나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몰도바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4년간 20% 증가했다. 그러나 경제의 상당 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는 몰도바에 가스를 공급하며, 최대 해외 투자국이자 교역국이다. 많은 몰도바인이 러시아에 사는 가족이 보내주는 돈으로 생활한다.

러시아는 몰도바를 자국 경제블록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엔 몰도바의 최대 수출품인 와인을 비롯해 채소 육류의 수입을 금지하며 압박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몰도바는 1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여론조사에선 연립여당이 근소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FT는 이번 선거가 몰도바의 지정학적 미래와 EU의 동부 확장 노력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전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