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범죄혐의 소명되고 도주 우려 있다"…영장 발부

330억원 대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가 28일 구속됐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김 전 대표를 구속했다.

이날 오후 김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인천지법 안동범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고 이미 도망한 전력에 비춰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김 전 대표의 횡령 및 배임 혐의 규명에 본격 나서게 됐다.

지난 25일 미국에서 자진귀국했다가 체포돼 인천구치소에 인치됐던 김 전 대표는 이날 지하통로를 통해 인천지법 실질심사 법정으로 이동했다.

이 때문에 김 전 대표의 이동 모습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전날 김 전 대표에 대해 특경가법상 횡령 및 배임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구속 영장에 적시한 김 전 대표의 범죄 혐의 액수는 332억원이다.

김 전 대표는 송국빈(62) 다판다 대표 등 유씨 측근들과 짜고 계열사 돈으로 유씨에게 고문료를 지급하거나 루브르 박물관 등지에서 열린 유씨의 사진 전시회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유씨의 두 아들인 대균(44)·혁기(42)씨가 최대 주주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운영비 지원을 위해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하도록 해 계열사에 대규모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12월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계열사 임원들에게 '각 회사의 연매출 5%를 기준으로 회장님의 사진을 사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와 관련한 대체적인 사실 관계에 대해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지난 4월 세월호 사고 이후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서 열린 측근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귀국했다가 90일짜리 비자 면제프로그램으로 다시 미국에 간 뒤 잠적했다.

한국 검찰과 미국 사법당국이 7개월 가까이 도피 중인 김 전 대표를 쫓았지만 체포하지 못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검찰에 자수 의사를 밝히고 지난 25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귀국해 체포됐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