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외국인 쓴 카드 금액, 내국인 해외 사용액 첫 돌파
외국인이 한국에서 쓴 카드금액이 한국인이 외국에서 쓴 카드금액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3분기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을 보면 지난 3분기 외국인(비거주자)의 한국 내 카드(신용카드, 체크카드, 직불카드 등) 사용액은 32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한국인(거주자)의 외국 내 카드 사용액 32억300만달러보다 6700만달러 많았다. 이 같은 사용액 역전은 분기별 통계가 집계된 2001년 이후 처음이다.

2008년만 해도 외국인이 한 해 동안 한국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한국인이 해외에서 쓰고 온 규모의 34.1% 수준이었다. 그러다 한류 열풍 등에 힘입어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이 비중은 2009년 50.1%, 2011년 53.3%, 2013년 77.3%로 높아졌다.

외국인의 한국 내 카드 사용액은 지난 2분기 29억13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31.2%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분기에는 12.2% 늘며 3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인의 3분기 해외 사용액도 사상 최대를 경신했지만 증가율은 7.6%에 그쳤다.

정선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카드 사용액의 역전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분기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405만명으로 전 분기보다 7.7% 늘었다.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은 201만명으로 24% 증가했다.

지난 3분기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카드 장수는 1216만9000장으로 전 분기보다 22.3% 늘었다. 하지만 장당 사용액은 269달러로 8.2% 줄었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쓴 카드 장수도 768만7000장으로 2분기보다 8.9% 증가했으나 장당 사용액은 417달러로 1.2% 감소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