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부양…자사주 2조2000억 산다
삼성전자가 26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65만주(1.12%)와 우선주 25만주(1.09%) 등 2조1933억원어치의 자기주식 취득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7일부터 내년 2월26일까지 장내 매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05년 1조9200억원, 2006년 1조8583억원, 2007년 1조888억원을 들여 3년 연속 자사주를 사들였지만 최근 7년간은 자사주 매입이 없었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장 유통 물량이 줄어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올 들어 12.5% 떨어졌다.

이번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결정으로 대표적 주주 친화 정책인 배당 확대 기대도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말 배당과 관련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포석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자기주식을 매입한 후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 지분 교환을 거쳐 대주주의 지배를 받는 지주회사가 사업회사를 통제하는 구조로 만든다는 시나리오다.

윤정현/임도원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