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年 20억원 받고 롯데와 재계약
김효주(19)가 연간 20억원을 받고 롯데와 재계약한다. 연간 20억원은 여자 프로골프 사상 박세리(37)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한국경제신문이 26일 계약 관련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롯데는 김효주에게 연간 계약금 12억원에다 성적 인센티브로 최대 8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계약기간은 2년 또는 3년을 놓고 막판 조율 중이며 다음달 초 계약서에 정식으로 사인할 예정이다.

◆계약금 높이고 성적 인센티브는 제한

김효주와 롯데는 2012년 10월 KLPGA투어 신인으로는 역대 최고 대우인 연 계약금 5억원에다 성적 인센티브를 주는 조건으로 후원 계약을 맺었다. 또 2년이 지난 뒤 추가로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기로 했다.

지난해 김효주는 우승컵을 안지 못한 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않았으나 올해 KLPGA투어에서 역대 시즌 최다 상금(12억897만원) 기록을 세우고 4관왕(대상, 상금왕, 평균타수상, 다승왕)에 올라 주요 타이틀을 싹쓸이했다. 여기에 미 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까지 거머쥐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김효주는 계약 당시 다른 선수와 달리 대회마다 ‘톱5’에 드는 경우에만 성적 인센티브를 받기로 했다. 대신 우승하면 상금의 70%, 5위 내 진입 땐 상금의 50%를 보너스로 받기로 해 잘하면 ‘대박’을 낼 수 있는 조건이었다. 일반적으로 성적 인센티브는 우승 시 상금의 50%, 5위 진입 땐 30%, 10위 안에 들면 20%의 인센티브를 받는 ‘5-3-2’ 룰을 적용한다.

김효주는 올해 5승을 올리며 국내 우승 상금 8억4000만원에다 에비앙챔피언십 우승 상금 5억원 등 총 13억4000만원의 70%인 9억3800만원을 인센티브로 받았다. 또 ‘톱5’에는 다섯 차례 들어 총 7000만원의 보너스를 지급받아 인센티브가 10억원을 넘었다.

이번에 계약을 갱신하면서 김효주가 미국 LPGA투어에 진출하는 것을 감안해 인센티브를 최대 8억원으로 제한하면서 계약금을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미국은 우승 상금이 평균 3억원이 넘고 US여자오픈의 경우 8억원에 달해 인센티브로 10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세리 이후 최대 후원 금액

계약금과 인센티브를 합쳐 20억원은 박세리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박세리는 2001년부터 5년간 CJ로부터 연 계약금 20억원에다 인센티브로 최대 3억원을 받았다. 이 금액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최고 기록이다.

신지애(26)가 2009년 미래에셋과 5년간 연 계약금 10억원에다 인센티브로 최대 5억원 등 연 15억원을 받는 후원 계약을 맺으며 그 뒤를 이었다. 김효주는 이번 재계약으로 신지애를 넘어서 박세리 이후 최고의 대우를 받는 여자 선수가 됐다. 김효주는 아울러 서브스폰서 계약에서도 몸값이 급등할 전망이다. 김효주는 현재 요넥스(클럽), 던롭스릭슨(볼), LF(의류), 스윙잉스커츠 등과 계약을 맺고 있다.

현재 세계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인비(26)는 KB금융그룹으로부터 10억원 미만을 받고 있다. 연 계약금은 3억5000만원이고 인센티브는 최대 5억원이며 훈련지원비를 추가로 받지만 총 10억원은 넘지 않는다고 KB금융그룹 관계자들은 전했다.

일본 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보미(26)가 박인비보다 더 받는다. 지난해 코카콜라재팬과 계약한 이보미는 연 계약금과 인센티브로 10억원이 넘는 일본 최고 대우를 받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