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25일 오후 9시48분

[단독] 삼성, 화학·방산사업 한화에 판다
한화그룹이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삼성그룹 방위산업 부문 계열사들과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정유화학 부문 계열사를 2조원에 인수한다. 삼성은 비주력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한화는 화학 및 방산사업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삼성테크윈 지분 32.43%를 인수하기로 하고 이번주 안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1조8000억원 수준인 삼성테크윈의 시가총액을 감안하면 약 6000억원어치다.

한화그룹이 삼성테크윈을 인수하면 삼성그룹의 방산 및 화학 계열사를 한꺼번에 사들이게 된다. 삼성테크윈은 삼성그룹 방산 계열사와 화학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3분기 말 현재 총 8929억원 규모의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구축함 전투지휘체계 등 군사장비를 생산하는 삼성탈레스 지분 50%(장부가 2081억원)와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10%(장부가 3972억원)를 소유하고 있다. 또 석유화학 계열사인 삼성종합화학 지분 22.7%(장부가 2255억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종합화학을 통해 삼성토탈 지분 50%를 갖고 있다. 이들 계열사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데 드는 비용은 2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에서 삼성그룹의 방산 및 석유화학 계열사를 인수하는 주체는 한화S&C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 서비스 회사인 한화S&C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인 동관·동원·동선 삼형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업계에선 한화그룹이 한화S&C와 그룹 지주회사격인 (주)한화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승계구도를 짤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받는 신주로 삼형제가 (주)한화의 주요주주가 되면 한화케미칼(34.52%) 한화생명(21.67%) 한화건설(93.6%) 등 핵심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다. 삼성그룹은 한화S&C 지분 25%가량을 8000억원 정도에 사들여 자금력이 부족한 한화그룹을 측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