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정·이재룡, 강남에 빌딩지어 4년만에 100억 대박
최근 이재룡은 연기자가 아닌 건설 노동자로 브라운관에 등장하고 있다. SBS 예능 프로그램 ‘에코빌리지 즐거운 家!’에서 연예인 동료들과 전원주택을 짓고 있는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집을 짓기에는 다소 부족한 예산인 1억원을 갖고 전원주택을 건설하는 리얼 예능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연출자는 연예인 출연자들이 아무리 어려움을 토로해도 봐주는 법이 없다. 집짓는 모든 공정이 오로지 연기자들의 손에 달렸다. 그래서 누구 하나 대충 일하는 사람이 없다. 이런 진정성을 알아봐준 것은 시청자였다. 최근 일요일에서 수요일 야간으로 방송 시간대를 옮겼지만 이 프로그램은 동시간대 시청률 2위로 무난하게 안착했다.

이재룡은 1986년에 데뷔했고 그의 아내 유호정은 1991년에 데뷔했다. 이재룡이 28년, 유호정이 23년으로 이들 부부의 연기경력을 합치면 50년이 넘는다. 또한 이재룡이 서른여개, 유호정이 마흔여개의 CF를 찍었다. 이들이 그동안 드라마와 CF로 받은 출연료만 따져도 상당한 금액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그들은 각종 봉사활동과 기부활동을 했다. 그리고 지난 2010년 이들 부부는 본인들을 위해 자신들의 이름을 딴 건물을 세웠다. 61억원을 주고 산 토지 위에 세계적인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로의 설계로 완공된 5층 규모의 ‘리유빌딩’이다.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이 빌딩의 가치는 약 220억원으로 추정됐다. 부부가 절반씩 등기됐고, 지난해 신탁 등기됐다.

연예인 부부, 세계적 건축가에게 빌딩 설계 맡겨

이재룡·유호정 부부가 신축한 리유빌딩은 영동대로와 청담근린공원 사이에 위치했다. 빌딩의 이름은 이재룡과 유호정의 성을 각각 따서 ‘리유빌딩’이라고 지었다. 이재룡·유호정 부부는 지난 2006년 주차장으로 사용된 730.1㎡(약 200평) 부지를 61억8391만원에 사들여 2년 뒤인 2008년 건축허가를 받았다. 지하1층~지상 5층의 이 건물은 2010년에 완공됐고 연면적은 1666.16㎡(약 504평)이다.

박종복 미소부동산 원장은 “이 빌딩은 영동대로 이면에 있기는 하지만 청담역과 청담공원이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장점 때문에 현재 220억원 정도 가치가 있어 보인다”고 건물시세를 추정했다. 박 원장에 따르면 대지면적 3.3㎡(약 1평) 시세는 1억1000만원으로 추계됐다. 토지 매입 원금 61여억원과 건축 비용을 제외하면 이들 부부의 시세 차익은 현재 100억원 정도로 예상됐다.

소유는 부부가 절반씩 공동명의로 등기됐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신탁 등기가 이뤄졌다. 신탁과 동시에 근저당 채권최고액 약 100억원은 말소됐다.

리유빌딩의 설계자는 프랑스 건축가인 장 미셸 빌모트로다. 그는 프랑스 샹젤리제 거리 리모델링, 레바논 베이루트의 쌍둥이 빌딩, 카타르의 이슬람 아트 박물관 등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다. 장 미셸 빌모트로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홍익대학교 건축대학의 초대학장을 역임했고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인사아트센터, 디 아모레 갤러리, 서울옥션하우스 등을 설계했다.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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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에서 연인으로 발전…스타 부부의 탄생

1965년생인 이재룡(51)은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1986년 MBC 공채 탤런트 18기로 방송에 데뷔를 했다. 1989년 MBC 대하드라마 ‘제2공화국’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그는 1991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로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1994년 ‘종합병원’을 통해 그해 MBC연기대상 남자우수상을 거머쥐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후 꾸준히 방송활동을 한 그는 ‘위험한 사랑’, ‘이혼하지 않는 이유’, ‘바보같은 사랑’, ‘상도’, ‘불멸의 이순신’, ‘종합병원2’, ‘사랑을 믿어요’, ‘제왕의 딸 수백향’ 등에서 활약했다.

그의 아내 유호정(46)은 1969년에 태어나 서울예대 영화과를 나왔다. 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로 CF모델을 하던 중 ‘호랑이선생님’, ‘궁’ 등으로 유명한 황인뢰 PD에게 발탁이 돼 드라마 ‘고개 숙인 남자’로 1991년 데뷔를 했다. 곧이어 스타 제조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에서 주연을 맡으며 무명 기간을 거치지 않고 스타가 됐다. 이후 20여년 간 ‘바람은 불어도’, ‘이웃집 여자’, ‘거짓말’, ‘태양인 이제마’, ‘로즈 마리’ ‘사랑은 아무나 하나’, ‘이웃집 웬수’ 등의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았다.

이재룡은 유호정을 1991년 드라마 ‘옛날의 금잔디’에서 처음 만났다. 유호정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공채로 데뷔하지 않았던 탓에 방송국 현장을 겉돌았다. 탤런트 대기실에 들어가는 것도 눈치를 봤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이에 대해 한 방송가 관계자는 “CF 몇 편을 찍었던 경력이 고작이었던 유호정이 드라마 연기자로의 적응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전했다.

적응을 못하던 유호정은 지각까지 잦아지면서 선배들에게 버릇없다는 말을 듣기까지 했다. 그런 유호정을 위해 이재룡은 기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이재룡이 지각을 하는 유호정의 집으로 찾아가 그녀를 촬영장까지 직접 데리고 다녔던 것이다. 이후 연애 감정이 싹 트고 이들은 얼마간의 연애 기간을 거쳐 1995년 결혼에 성공했다. 이후 슬하에 1남 1녀를 두며 현재까지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살고 있다.

이재룡 유호정 부부는 그동안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모범적인 부부다. 가장 대표적인 봉사활동은 집짓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한국해비타트의 ‘사랑의 집짓기’ 운동이다.

해비타트(habitat)는 ‘거주지’, ‘보금자리’라는 뜻이고 ‘사랑의 집짓기’ 운동은 열악한 주거환경에 있는 무주택자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봉사활동이다. 이재룡은 지난 2003년부터 해비타트 봉사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12년 동안 꾸준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들 부부는 이런 재능 기부 외에도 성금으로 하는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2004년부터는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매년 5000만원씩을 익명으로 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부부는 ‘중증장애인협회’에 매달 성금을 내고 있으며, ‘한국사랑밭회’와 ‘따사모’ 등을 통해서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공로로 이들 부부는 2009년 전국사회복지봉사대회 ‘보건복지가족부장관 표창상’을 받았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