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소비, 다운로드 지고 스트리밍 뜬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초의 라디오방식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밀크뮤직을 지난 9월26일 선보여 54일 만인 지난 18일 다운로드 200만건을 돌파했다. 이 방식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음악을 검색해 듣는 기존 전송방식과 달리 라디오처럼 채널을 골라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도 지난 17일 미국과 영국 등 7개국에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뮤직키’를 선보였다. 한 달에 9.9달러를 내고 음악을 광고 없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소니 뮤직, 유니버설 뮤직, 워너 뮤직 등 3대 메이저 음반사와 인디 레이블(저예산 독립음반사)의 음악을 콘서트 무대 및 앨범표지 영상 등과 함께 들을 수 있다.

두 서비스는 모두 스트리밍 방식으로 당분간 무료 시범서비스를 거쳐 유료화한다는 게 공통점이다. 이들은 국내외 음악시장의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애플 아이튠즈처럼 음원을 한 곡씩 내려받아 요금을 결제하는 방식이 아닌, 월정액을 내면 음악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다. 스트리밍 방식에서도 기존 전송형 외에 라디오형이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는 추세다.

○‘스트리밍’이 대세

음악 소비, 다운로드 지고 스트리밍 뜬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의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사용자 비중은 2012년 약 3 대 7에서 올해 10월 말 현재 1 대 9로 재편됐다. KT뮤직은 같은 기간 3 대 7에서 2 대 8로, 엠넷닷컴은 4 대 6에서 3 대 7로 각각 바뀌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의 ‘디지털뮤직리포트 2014’에 따르면 2013년 전 세계 디지털 음악시장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58억72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음원 스트리밍 매출은 11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51.3% 증가했다.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의 유료 가입자 수는 2800만명으로, 2010년 대비 250% 늘어났다.

음악 소비, 다운로드 지고 스트리밍 뜬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인 스포티파이의 본사가 있는 스웨덴의 경우 최근 3년간 디지털 음악시장에서 스트리밍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8%에서 70%로 늘었다. 반면 지난해 아이튠즈 등 세계 다운로드 매출은 전년 대비 2.1% 줄어든 39억달러로, 2003년 시장이 형성된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올 상반기 미국에서 아이튠즈 등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매출도 지난해보다 12% 줄어든 13억달러로 감소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비용 싸고 감상 무제한

음악 소비, 다운로드 지고 스트리밍 뜬다
스트리밍 방식은 월정액으로 음악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저렴하게 느낀다. 미국의 경우 월정액 10달러(약 1만원) 수준이며 한국은 6000원이다. 그러나 매번 원하는 곡을 선택해야 하는 게 불편하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같은 장르의 비슷한 곡들이 이어지게 뿌려주는 것이 라디오형 서비스다. 집안에서 부담 없이 채널을 고정해 놓고 듣기 편하다는 게 장점이다. 라디오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미국 판도라미디어는 2009년 첫 흑자 전환한 뒤 회원 수가 7650만명으로 불어났고,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밀크뮤직 책임자인 강태진 삼성전자 전무는 “전통적인 라디오 방식을 개선해 이용자가 듣기 싫은 곡은 건너뛸 수 있도록 했다”며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튜브의 뮤직키는 국내 음악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음악업계 관계자들은 뮤직키가 국내 시장에 들어오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음원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한국은 외국과 음원가격 및 징수 규정이 다르다”며 “아이튠즈도 수년 전 국내 시장에 진입하려다 결국 포기했다”고 말했다.

유재혁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