뻑뻑하고 바람불면 눈물…성인 30%는 안구건조증, 인공눈물 지속적 보충을
날씨가 추워지면 눈이 뻑뻑해진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안구건조증 때문이다. 이 질환은 우리나라 성인 세 명 중 한 명이 앓을 정도로 흔하다. 원인은 실내외 낮은 습도와 눈에 해로운 생활 패턴이다. 가정과 사무실, 자동차에서 난방을 위해 트는 온풍기나 열기구는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

안구건조증은 눈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눈물량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눈물량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흔하다. TV는 물론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에 집중하면서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적기 때문이다. 화면에 집중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지 않는 것이다. 그만큼 눈물이 금방 마르고 눈 표면의 세포를 손상시켜 눈물 분비를 더욱 줄인다.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면 눈알이 뻑뻑하고 시리다. 심하면 충혈도 된다. 찬바람을 쐬면 눈물이 많이 나는 사람도 안구건조증이라고 봐야 한다. 눈이 시리면 반사적으로 나오는 눈물 때문이다. 차가운 바람, 황사, 매연, 난방기구 등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안구건조증에 걸린 것은 아니다. 혼동하기 쉬운 비슷한 질환이 많다.

그래서 눈이 불편하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결막염은 안구건조증과 증상이 매우 비슷하다. 결막염은 결막 부위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세균, 바이러스, 알레르기 등이 주요 원인이다. 증상으로는 눈의 이물감, 가려움, 충혈 등이 나타난다.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결막염을 안구건조증으로 오인하는 환자를 쉽게 볼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 워낙 흔한 질환이라 환자들이 자주 혼동한다. 반대로 안구건조증을 결막염으로 잘못 알고 있는 환자도 있다.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면 치료 시기를 놓치고, 상태가 악화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

안구건조증은 눈물량을 측정하고 눈물막이 사라지는 시간으로 진단한다. 진단법은 간단하다. ‘쉬르머 검사법’은 검사지를 눈 밑에 5분간 껴 젖는 정도를 측정한다. 또 세극등검사는 미세현미경을 사용해 눈물막 지속 여부를 진단한다.

안구건조증의 예방 및 치료법으로는 인공 눈물을 지속적으로 보충하는 방법을 많이 쓴다. 최근 눈물 분비를 증가시키는 안약도 효과가 좋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증상이 심하면 눈물점을 막아 눈물을 보존한다.

평소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고,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틀고, 자주 환기를 한다. 건조한 바람은 가급적 피하고 자동차 히터도 줄이면서 얼굴로 향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평소 복용하는 약도 신경을 써야 한다. 감기·알레르기·위궤양 치료제에 들어 있는 항히스타민 성분이나 수면제 등은 안구를 건조하게 만든다.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이런 약물을 복용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김균형 < 가천대 길병원 안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