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일주일 만에 '마법' 끝났나…주가·거래량 '뚝'
굳게 닫혀있던 중국 증시의 빗장을 연 후강퉁이 시행 일주일을 맞았지만 벌써 그 효과가 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승세를 이어오던 상하이 증시가 하락 반전한데다 자금 유입 규모도 급감하면서 '기대 이하'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증시 전문가들은 예상과 다른 분위기에 실망하면서도 중국 정부의 자본시장 개방이라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후강퉁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해외 투자 자금이 집중된 종목들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상해 증시 하락 반전…자금 유입 급감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후강퉁 정책이 처음 발표된 후 지난달 말까지 상해 증시는 22.3% 상승했다. 후강퉁 대상 주식이 포함된 상해180지수와 상해380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20.1%, 31.44% 뛰었다.

그러다 후강퉁이 본격 시행된 이번 주 들어 상해 증시는 1% 이상 하락 반전했다. 중국 경기 둔화 영향과 수급우려라는 다양한 해석 속에 후강퉁에 따른 기대감이 소진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후강퉁 시행 전 기대감을 선반영해 올랐다가 이제 상승 여력이 약해졌다"며 "시장 기대와 달리 후강퉁 효과는 이미 사라진 듯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중국 성장률 목표치가 7%에 그친다는 점과 연말까지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예상돼 있는 점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후강퉁 기대감의 소진은 매입 규모에서도 확인됐다. 첫날 상해 증시로의 투자 한도가 장 마감 1시간 전에 소진되는 등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그 뒤 거래 유입 규모는 급감했다.

홍콩거래소의 데이터에 의하면 전날 상해 증시로의 순매수 규모는 21.4억 위안으로 일일 한도인 130억 위안의 16.5%에 그쳤다.

조지연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팀장은 "후강퉁 시행 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생각보다 후강퉁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증시 영향력이 큰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아직까지 후강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판단 일러…중국 '자본시장 개방' 의지 주목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주일 결과만을 가지고 후강퉁 성과를 단정짓기엔 이르다는 지적을 내놨다. 첫술에 배부를리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 개방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후강퉁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지향하는 자본시장의 개방과 위안화 국제화를 감안하면 후강퉁
은 결코 단발적인 이벤트가 아니다"며 "최근 심천-홍콩 연계도 논의되고 있는 등 향후 시장 개방은 다각도로 이루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영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후강퉁 실행으로 중국A주의 MSCI 지수 편입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며 "이에 따라 글로벌 액티브 자금이 순조롭게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할 때 후강퉁 관련 수혜 업종과 관련 주식들은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최 연구원은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 속에서도 선택받은 스타 주식들은 있었다"며 "해외 투자 자금이 집중적으로 몰린 내수주와 고배당주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일 동안 홍콩에서 상해 증시에 투자하는 후구퉁 매수 중 6개 주식에 전체 순매수의 53.14%가 집중됐다. 6개 종목은 다진철도, 상해자동차그룹, 핑안보험, 태평양보험, 공상은행, 구저우모우타 등. 핑안보험과 태평양보험은 대표적인 내수주이고 다진철도, 상해자동차는 고배당주에 속한다.

최 연구원은 "중국의 기준금리가 2년 넘게 3%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배당률이 높은 대형주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