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증권·건설株, 흑자 '빛' 보인다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4분기도 절반을 지나면서 올해 흑자전환될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루한 박스권 장세 속에 ‘결국 믿을 것은 실적뿐’이란 결론으로 수렴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불확실성에 강력한 매수주체가 없고 뚜렷한 상승 계기를 찾기 어려운 만큼 실적으로 체력을 키운 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선별할 것을 주문했다.

◆항공, 증권, 건설 올해 흑자전환

항공·증권·건설株, 흑자 '빛' 보인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12개다. 항공과 증권, 건설주가 대거 포함됐다. 지난해 196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대한항공은 올해 3618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112억원의 영업적자에 빠졌던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사고로 인한 45일간 운항정지 처분에도 불구하고 올해 흑자(940억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다.

구조조정 칼바람이 휩쓸고 간 증권업계에서는 대신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이 모두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봤던 대우건설과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건설사들 역시 올해 영업이익뿐 아니라 순이익까지 적자 탈출을 예고했다.

이 밖에 지난해 1조28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과 274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삼성SDI 등 삼성그룹 계열사와 업황 부진에 시달려온 한진해운 OCI 등도 연간 실적 흑자전환 종목에 포함됐다.

반면 지난해 2752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8746억원의 손실을 내며 유가증권시장에서 유일하게 적자가 확대될 종목으로 꼽혔다. KT와 현대중공업, 삼성전기와 에쓰오일, 두산엔진 등은 올해 적자전환 예상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바닥 확인’…내년 전망도 긍정적

올해 흑자로 전환점을 돈 업종의 내년 전망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이라는 호재가 지속돼 항공사들은 당분간 원가 감축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수요 증가와 항공유가 하락으로 올 4분기 이후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영업이익 증가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다만 저비용 항공사들의 선전에 프리미엄 항공사들은 대륙간 장거리 노선에 보다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지난달 중순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건설업종은 해외사업의 불확실성에도 국내 주택시장 회복에 거는 기대가 크다. 노기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택 공급 증가에 따른 성장이 예상된다”며 “미분양이 줄었고 대형 건설사들의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지도 상당수 내년에 착공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엔 초저금리 기조가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거래대금이 늘고 증시로의 자금 이동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자본시장 육성정책을 기반으로 대형사를 중심으로 경쟁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증권사들의 주 수익원은 이자와 수수료 이익인 만큼 내년엔 보다 다양한 신규 수익원을 창출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