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SNS에 살고 있는 가면
싱글녀 A씨. 이효리식 렌즈콩 요리로 아침 식사를 하고. ‘마이 보틀’에 물을 담아 외출한다. 제주에서 한 달 살고 온 친구와 ‘원테이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셀카를 찍어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트렌드 분석가인 김용섭 씨는《라이프 트렌드 2015》에서 ‘2015년 일상의 모습’을 이렇게 그린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갇힌 현대인들을 ‘가면을 쓴 사람들’로 묘사한다. 페이스북의 친구 수가 자신을 증명하는 수단이 되면서 본인의 현실과 다른 멋진 얘기나 사진만 올리며 가면을 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냉동식품을 먹으면서도 멋진 요리를 먹는 듯 얘기하고 회사에서 ‘강제 해고’ 당했음에도 꿈을 위해 과감히 그만둔 것처럼 말한다.

[책마을] SNS에 살고 있는 가면
하지만 이런 가면에 지쳐 삶의 본질에 더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또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고 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와 가족, 친구들과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킨포크’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탈출해 익명성과 폐쇄성을 보장하는 스냅챗이나 텀블러로 옮겨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저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없는 쇼루밍족이 소비 트렌드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보고,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쇼핑몰의 최저가를 검색해 구매한다. 쇼루밍은 해외 직접구매 열풍과 더해져 프라다나 구찌같은 해외 명품의 짝퉁이 줄어드는 예상치 못한 효과까지 낳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