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 실베스터 스탤론 시계서 영감받은 한정판
파네라이 팬들의 심장을 뛰게 할 만한 매력적인 한정판이 나왔다. ‘루미노르 블랙 실’과 ‘루미노르 데이라이트’ 시계로 구성된 스페셜 에디션 세트(PAM00785·사진)가 주인공이다. 파네라이의 브랜드 역사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됐던 1990년대 중반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제품이다.

파네라이는 첫 민간용 시계를 내놓은 1993년과 리치몬트그룹에 인수된 1997년 사이 불과 몇 백개의 시계만 생산했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시계는 마치 ‘골동품’과 같은 희소성을 인정받으면서 열성 수집가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대상 중 하나로 꼽힌다.

두 모델은 1996년 미국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문 제작했던 두 개의 시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매우 단순한 형태를 띠고 있으면서도 놀랄 만큼 견고한 위용을 뽐낸다는 평가다. 시계 옆쪽에 툭 튀어나온 부분은 파네라이 특유의 브리지 장치다. 수심 300m 상당의 압력에도 방수가 되도록 크라운(용두)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500개씩 한정판으로 제작된 두 시계는 흑(黑)과 백(白)의 전혀 다른 매력을 뿜어낸다. ‘루미노르 블랙 실’은 특수 경화 코팅 처리로 검은빛을 띠는 DLC(diamond-like carbon) 케이스를 채택했고, 다이얼(시계판) 역시 검은색이어서 강인한 인상을 풍긴다. 반면 ‘루미노르 데이라이트’는 유광 스틸 케이스에 흰색 바탕 다이얼을 적용해 훨씬 깔끔하고 밝은 이미지를 연출한다. 두 시계 모두 9시 방향에 초를 표시하는 자그마한 창이 달려있다.

디자인은 1990년대의 것을 충실히 따르고 있지만 기술은 한층 고급화됐다. 파네라이가 자체 제작한 기계식 P.5000 무브먼트를 장착했다. 손목에 차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최장 8일까지 정상 작동한다.

스페셜 에디션 세트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시계를 담은 고급스러운 배나무 상자다. 이탈리아 왕실 해군의 특공대에서 사용하던 희귀 장비에 대한 설명과 ‘인간 어뢰’ 피규어가 함께 들어있어 소장 가치를 높인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