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의료진이 급성심근경색 환자에게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을 시행하고 있다. 중앙대병원 제공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의료진이 급성심근경색 환자에게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을 시행하고 있다. 중앙대병원 제공
지난달 29일 새벽 4시12분,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정심국 씨(71).

평상시 건강했고 별다른 증상이 없었던 정씨는 잠을 자다 극심한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갑자기 쓰러졌다. 급히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정씨가 응급실에 왔을 땐 호흡이 멈춰 있어 의료진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이후 심전도와 심근효소 검사 등을 통해 급성심근경색으로 판단한 의료진은 관상동맥조영술을 한 결과, 좌측 주관상동맥의 심각한 폐쇄를 확인해 응급실에 도착한지 30분 만인 새벽 4시40분에 응급스텐트 삽입시술(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을 시행했다. 그 이후 증상이 호전되면서 정씨는 한 달 만에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면역억제치료와 재활치료 후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급성심근경색 치료의 선두주자

김상욱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심장혈관·부정맥센터장)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요즘 우리 몸의 체온이 떨어져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되는데, 이때 심장은 체온을 올리기 위해 평소보다 빨리 뛰고 혈관이 수축한 상태에서 심장박동이 증가할 경우 혈압이 상승해 심장에 무리를 주게 된다”며 “혈관의 빠른 수축이나 혈전(피떡)으로 인해 심장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심장근육의 조직·세포가 손상을 받으면 급성 심근경색으로 돌연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급성 심근경색의 초기 증상인 흉통과 구토, 구역질, 호흡곤란, 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경우 지체하지 말고 119구급차를 이용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즉시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심근경색은 우리나라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 질환이다. 얼마나 신속하게 치료하느냐가 생명을 살리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는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심근경색증 적정성 평가 및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에서 각각 1등급을 획득해 국내 의료기관 중 급성심근경색 치료 우수병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PCI 수술까지 60분 이내로 단축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는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병원 도착 후 막힌 심장 혈관에 다시 피를 통하게 하는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을 받는 데 평균 60분 정도로 시간을 줄였다. 이는 미국심장학회가 권고하는 90분보다 30분가량 단축된 기록이다. 또한 중앙대병원에서 심근경색으로 입원 후 30일 이내 사망률은 5.3%로 심평원이 조사한 국내 병원 평균 7.0% 대비 2%나 낮다. 생존율이 다른 병원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그만큼 전문화된 의료진이 24시간 대기 중이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는 김상욱 센터장(순환기내과 교수)을 중심으로 선천성 심장병인 ‘비후성심근증’ 및 심장수술 전문의이자 한국인 최초로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 심장외과 펠로를 지낸 홍준화 흉부외과 교수, 부정맥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가진 신승용 순환기내과 교수 등 심장 분야별 최고의 전문 의료진이 포진해 있다.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혈관외과, 영상의학과 등 총 60여명의 의료진과 검사인력 등이 부정맥시술팀, 흉부외과수술팀, 중재시술팀, 판막질환팀, 고혈압고지혈증팀으로 세부 전공팀이 나뉘어 센터 내 다양한 진료과 의료진의 원활한 팀워크로 협조체계를 갖춰 심장질환 치료에 있어 빠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2010년부터는 미국 메이요클리닉과 국제협력회의 ‘코러스(CHORUS)’를 구성해 해마다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또 내년 2월에는 국내 학회 중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유로 코러스(EURO CHORUS)’를 열 예정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