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 100일 만에 100억 '대박'
해태제과가 지난 8월 출시한 허니버터칩이 출시 100일도 되기 전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는 대박을 냈다. 10~11월 편의점 월간 스낵 판매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 봉지에 1500원이지만, 중고장터에서는 3배가 넘는 5000원에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나오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는 ‘몇 시간을 돌아다녀도 구할 수 없었다’ 등 이 제품에 얽힌 다양한 사연이 올라 있다. 회사 측은 강원 원주시의 문막공장에서 2교대를 3교대로 바꾸고 주말에도 공장을 돌리고 있지만, 구매 속도가 더 빨라 품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허니버터칩, 100일 만에 100억 '대박'
허니버터칩은 짠맛의 감자칩에만 익숙해 있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맛의 영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낸 것이 인기의 가장 큰 이유다.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의 사위인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사진)가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개발 과정을 총지휘했다.

신 대표가 새로운 감자칩을 개발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2년 전이다. 감자칩은 스낵 중에서 유일하게 매년 7~8%씩 성장하는 제품군인데, 해태제과에는 마땅한 주력 감자칩이 없었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선진국의 소비자 트렌드를 연구해 보라”며 직원 6명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토록 했다. 태스크포스팀은 미국, 일본 등에서 판매되는 감자칩을 전수조사했고, 일본 가루비의 해피니스버터칩을 참고하기로 결정했다. 신 대표는 “해피니스버터칩에는 MSG가 너무 많이 들어있다”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순수 천연 성분으로 소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연구팀은 아카시아꿀과 버터를 원료로 소스를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28번이나 소스를 바꿔가며 실험했지만 원하는 맛이 나오지 않아 고심하던 중에 신 대표가 “고메 버터를 한번 써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한 것이 제품 완성의 단초가 됐다. 고메 버터는 12시간 동안 발효한 프랑스식 버터로 고소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