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영어 실력, 취업 후 '뚝'
한국인의 영어 실력은 의사소통을 위한 실용적 목적이 아니라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시험용’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영어 실력은 대학입시와 취업 때 가장 좋다가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글로벌 교육기업 EF코리아는 18일 ‘제4차 EF 영어능력지수(EF EPI)’ 발표를 통해 전 세계 비영어권 국가 63개국 중 한국 성인들의 영어 실력은 100점 만점에 평균 53.62점으로 24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EPI는 각국 성인을 대상으로 영어 문법, 어휘, 독해 및 듣기 능력을 평가해 산출한다.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영어 실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아시아 국가인 인도(25위)와 인도네시아(28위)는 최근 7년간 각각 6.19점과 7.96점 올랐다. 반면 한국은 7년 동안 오히려 0.57점이 낮아졌다. 또 2011년 발표에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말레이시아는 현재 63개국 중 12위로 싱가포르를 제치고 아시아 국가 중 1위에 올랐다. 한국 성인들의 영어 실력은 나이가 들수록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대학입시와 취업 연령대에서 영어 실력이 가장 좋다가 이후 실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한국의 18~24세 EPI 평균은 글로벌 평균보다 3.63점 이상 높았다. 반면 25~34세 연령대에서는 수준이 급격히 하락해 전 세계 평균 밑으로 떨어지고 35~44세에서는 아시아 평균보다도 낮았다. 전문가들은 실제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 영어를 쓰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